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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그 부질없는 것 นิยาย บท 47

그 한마디에 도강우의 표정이 눈에 띄게 싸늘해졌다. 우혁은 등골이 오싹해졌고 곧바로 입을 다물었다. 그렇게 서재에 무거운 정적이 흘렀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우혁이 다시 한숨을 쉬며 입을 열었다.

“그래서 이제 어쩔 건데?”

어떻게 하겠냐는 질문에 도강우는 드물게 망설이는 기색을 보였다. 어떤 구체적인 계획이 있는 것도 아니었지만 그저 머릿속에 한 가지 확신이 맴돌았다. 심하윤을 다시 못 데려오면 평생 후회할 거라는 거 말이다.

5년 전에 그녀가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그는 오히려 해방감을 느낄 줄 알았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그날 이후로 그는 매일 밤 악몽에 시달려야 했다. 무려 5년을.

이제 그녀가 살아 돌아왔는데 도강우는 절대 다시는 그녀가 자신의 감정을 뒤흔들도록 내버려두고 싶지 않았다.

그가 아무 말 없이 앉아 있자 우혁이 또다시 숨을 내쉬었다. 이쯤 되면 대충 감이 온다.

“하윤 씨는 다른 여자들이랑 달라. 지금은 재단도 있고 항암제 개발이란 엄청난 무기도 쥐고 있어. 근데 너는...”

우혁은 혀를 끌끌 찼다. 말은 안 했지만 속으론 생각했다.

‘전에 그렇게 사람 상처 줘 놓고, 이제 와서 뻔뻔하게 다시 붙잡을 수 있을까?’

물론 이건 차마 도강우한테 말하진 않았다.

그러자 도강우가 단호하게 말했다.

“하윤이는 내 아내야. 우리가 이혼하지 않은 이상 걘 날 못 떠나.”

“...”

‘아, 진짜 말해 뭐해.’

우혁은 헛기침 몇 번 하더니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그... 일단 하윤 씨가 뭐로 알레르기 반응 보인 건진 알아야 하지 않겠어?”

도강우가 싸늘한 눈으로 그를 노려봤다. 그 눈빛에 우혁은 놀라서 벌떡 일어났다.

“야야야! 나 불법적인 건 안 한다! 알레르기 검사만 한다고!”

“알레르기 원인 조사하는 건 네 일이야. 시간은... 3일이면 충분하지?”

‘하, 이 짐승 같으니라고.’

도강우가 눈썹을 스윽 올리며 말했다.

“못 해?”

우혁의 웃음이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심지후는 성시완을 보는 순간 얼굴이 굳어졌고 눈빛에 명백한 반감이 담겨 있었다. 하지만 눈앞의 두 사람은 그런 눈초리에 신경 쓰지 않는 듯했다.

성시완은 자리를 떠날 기미조차 없었고 보다 못한 심지후가 먼저 입을 열었다.

“성시완 씨, 나랑 내 동생 얘긴 외부인이 듣지 않는 게 좋겠는데요.”

그러자 성시완은 차가운 미소만 지었고 심하윤은 그 반응에 잠깐 놀랐지만 곧 평정을 되찾았다.

“혹시 오늘 임다인이랑 약속 있으면 먼저 가도 돼.”

“심하윤!”

심지후가 그녀의 이름을 불렀고 목소리엔 불쾌함이 잔뜩 묻어 있었다.

하지만 심하윤이 차갑게 그를 쳐다보는 순간, 심지후는 자신도 모르게 마음이 흔들렸다. 그녀의 눈빛에 예전엔 느낄 수 없었던 거리감이었다.

그는 재빨리 표정을 수습하더니 마주 앉았다.

“돌아온 지 이렇게 오래됐으면서 집에는 발길도 안 하다니. 네가 누군지 잊은 건 아니겠지?”

심지후가 어른인 척 그녀를 꾸짖자 심하윤은 실소를 터뜨렸다. 그녀의 예쁜 얼굴에 경멸의 기색이 역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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