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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그 부질없는 것 นิยาย บท 63

“심하윤 씨.”

공철민은 그녀를 불렀다. 심하윤은 얼른 고개를 들며 대답했다. 너무도 엄숙한 그녀의 모습에 공철민은 미간을 구기며 불만스럽게 말했다.

“심하윤 씨, 나는 말이죠. 어떤 일을 하든 원칙을 철저히 지키는 사람이랍니다. 그래서 확인하고 싶네요. 하윤 씨와 성시완 씨는 어떤 사이죠? 그리고 남편과는 어떤 사이인 거죠?”

심하윤은 한참 뜸을 들이다가 대답했다.

“시완이는 제게 아주 중요한 사업 파트너입니다. 그리고 도강우는...”

심하윤의 두 눈에 증오로 가득 차오르며 계속 말을 이었다.

“어르신께서는 잘 모르시겠지만 5년 전에 갑자기 수술대에 오르는 일이 없었더라면 전 이미 도강우와 이혼했을 거예요. 그때의 전 하마터면 죽을 뻔했거든요. 그리고 도강우는 절 그렇게 만든 사람이기도 하고요.”

“흠?”

공철민은 앞쪽 벽을 힐끗 보더니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남편에 대한 원망이 아주 깊어 보이네요.”

쿠당.

이때 뭔가가 부딪치는 소리가 들려와 심하윤은 고개를 돌렸다. 다만 그녀의 뒤에는 벽만 있을 뿐이다. 공철민의 얼굴에는 여전히 별다른 표정이 없었다. 심하윤이 대답하지 않자 또 궁금한 듯 물었다.

“하윤 씨, 아직 대답하지 않았네요. 남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요?”

“다른 변이가 일어나지 않는 한 곧 이혼할 거예요. 그러니 어르신께서는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저에 관한 부도덕한 소문은 퍼지지 않을 거니까요. 정말로 그런 소문이 돌게 된다면 그건 누군가의 모함이겠죠.”

말을 마친 심하윤은 공철민이 대답해주기를 기다렸다. 그러나 공철민은 갑자기 웃음을 터뜨리더니 고개를 저었다.

‘이만하면 됐어. 젊은이들의 감정에 다 늙은 내가 끼어들어서 뭐하겠어.'

다과방 옆방은 바로 손님 응접하는 방이었다. 응접실에 있던 도강우는 잔뜩 어두워진 안색으로 나와 뒤도 돌아보지 않고 가버렸다. 애초에 이곳에 오지 말았어야 했다고 생각했다.

다과방에 있는 심하윤은 밖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었는지 알지 못했다. 그저 기획안을 꺼내 공철민에게 내밀면서 자기 생각을 말해주었다. 공철민은 그녀가 가져온 기획안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녀의 설명을 듣고 나서도 한참 후에야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다른 물건이었다면 받지 않았겠지만 이런 귀한 물건은...”

공철민은 수염을 쓸어내리며 사양하지 않고 받았다.

“눈여겨보고 있던 것을 선물했으니 안 받을 수는 없죠. 안 받으면 계속 머릿속에 떠올라 잠도 편히 못 잘 테니까요.”

공철민이 선물을 받자 심하윤은 마음이 놓였다. 성시완은 분위기 좋은 틈을 타 계약서를 꺼냈다. 그러면서 웃으며 공철민을 보았다.

“어르신, 혹시 괜찮으시다면 오늘 계약서에 사인하는 것은 어떠세요?”

공철민은 그런 성시완을 보았다. 별다른 말 없이 펜을 들어 시원시원하게 사인했다. 곧이어 고개를 들어 심하윤을 보았다.

“심하윤 씨, 누군가는 심하윤 씨의 시선이 닿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헌신하고 있답니다. 달리던 걸음을 멈추고 조금만 주위에 신경을 쓴다면 그 사람이 누군지 분명 알 수 있을 거예요.”

그의 말에 심하윤은 살짝 멍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는 본능적으로 고개를 돌려 성시완을 보았다. 성시완은 그런 그녀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그녀를 향한 다정한 눈빛에는 애정도 담겨 보는 사람마저 귀가 빨개지게 했다.

그녀는 황급히 고개를 돌리며 아무렇지 않은 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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