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하윤의 두 눈에 놀라움이 스쳐 지나갔다. 고개를 돌려 김 대표를 보다가 무표정한 얼굴인 도강우를 보았다.
‘내가 잘못 들었나? 도강우가 심유준 편을 들어주지 않았다고?'
도강우의 시선이 다시 심유준에게로 갔다. 그의 기세에 억눌린 심유준은 코웃음을 치며 작게 중얼거렸다.
“그러게 누가 우리 다인이를 괴롭히라고 했나? 자업자득이지 뭐.”
“심유준.”
도강우는 서늘한 목소리로 그를 불렀다. 불쾌한 심기가 고스란히 느껴졌기에 심유준은 저도 몰래 몸을 움찔 떨며 긴장한 얼굴로 도강우를 보았다.
“왜, 왜 불러?”
도강우는 두 손을 뒤로 모은 채 잔뜩 낮게 깔린 목소리로 물었다.
“심하윤을 업계에서 매장하겠다는 소문을 퍼뜨린 사람이 너야?”
“어떻게 알았어?”
말을 마치자마자 심유준은 말실수했음을 알아채고 놀란 눈으로 입을 틀어막았다. 도강우의 태도를 보아하니 꼭 심하윤의 편을 들어줄 것 같아 심하윤도 당황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그를 빤히 보며 관찰했다.
‘지금 내 편을 들어주는 거지?'
눈이 마주치자 도강우는 입꼬리를 씩 올렸다. 심하윤이 자신을 몰래 훔쳐보고 있지 않은가. 그가 웃고 있다는 것을 발견한 심하윤은 적어도 사람은 멀쩡하다고 생각하면서 빠르게 고개를 돌려 도강우가 무슨 말을 할지 기다렸다.
“강우야.”
임다인은 애써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언니를 믿어주는 건 정말 고마워. 하지만 유준 오빠한테 너무 뭐라고 하지 말아줘. 오빠도 내가 입원했다는 소식을 듣고 오해하고 있었을 뿐이야.”
병원 일을 언급하자 도강우의 머릿속에 우혁이 알아봐 준 정보가 다시 떠올랐다. 임다인은 도씨 일가의 의사와 아주 친한 것 같았다. 너무도 친해 심하윤의 진단서마저 멋대로 고쳐놓을 수 있을 정도였다.
도강우의 눈동자에 한기가 서렸다가 다시 원래대로 돌아왔다. 그것을 본 임다인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도강우는 더는 전처럼 자신을 봐주지 않을 것 같았다.
“못다 한 일이 떠올라서 난 이만 먼저 가볼게.”
말을 마친 임다인은 몸을 돌려 룸에서 나가려고 했다. 동생이 그냥 가려 하자 심유준은 마지막까지 심하윤을 노려보고는 따라갔다.
성시완은 고개를 돌려 그녀를 보며 우물쭈물했다. 그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고 있었던 그녀는 웃으며 그에게 말했다.
“그렇게 볼 필요 없어. 걱정하지 마. 난 이미 도강우를 향한 내 마음을 정리했으니까.”
그녀는 이내 김 대표를 보았다. 김 대표는 재빨리 자세를 바로 하고는 아부하듯 웃으며 말했다.
“하윤 씨,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제가 이미 비서한테 연락했으니까 약재는 최대한 빨리 준비해서 늦어도 내일 밤까지 꼭 보내드릴게요.”
“네. 그럼 부탁드릴게요. 식사 마저 할까요?”
심하윤은 웃는 얼굴로 자리를 가리켰다. 김 대표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이제 생각해보니 급한 일이 있어서요. 이만 먼저 가봐야 할 것 같아요.”
김 대표는 황급히 핸드폰을 챙겨 도망치듯 가버렸다. 빠르게 사라진 김 대표를 보며 심하윤은 어처구니없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내가 뭐 괴물이라도 되는 거야? 그렇게까지 무서워할 일은 아니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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