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심하윤은 잠시 숨을 쉬는 것조차 잊을 정도로 놀랐다.
간신히 호흡을 가다듬은 그녀는 눈가가 붉어진 채로 억울하게 심지후를 바라보았다.
“얼마 안 되는 재산 때문에 나를 죽이려고?”
그녀가 울 것 같은 표정을 짓자 심도운은 으쓱하며 두 손을 등 뒤로 하고는 아들을 흘끗 보며 만족스레 고개를 끄덕였다.
“잘했다.”
이내 심도운은 얼굴을 굳히고 노골적인 혐오를 담아 심하윤을 향해 말했다.
“버러지 같은 것! 오늘 유산 안 내놓으면 우리도 더는 가만 안 있을 줄 알아!”
심도운의 눈엔 단 한 치의 연민도 없었다.
그의 눈엔 오직 탐욕과 혐오뿐이었고 심하윤은 그런 심도운을 바라보며 다시 한번 웃었다.
그리고 이번엔 임다인을 향해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말했다.
“그냥 친자 확인이나 해볼까? 난 도저히 내가 이 집 친딸이라는 생각이 안 들어. 오히려 네가 더 그런 것 같거든.”
“안 돼!”
임다인이 다급하게 소리쳤다.
심하윤의 눈빛이 반짝 빛났다.
그녀는 곧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숙였다.
“내가 유산 안 내놓으면 진짜 날 죽일 생각이야?”
“당연하지!”
심유준이 주저 없이 답했다.
그 순간 심하윤은 마치 온몸의 피가 빠져나가는 듯한 기분이 들며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그녀는 연달아 몇 걸음 뒤로 물러났다.
“하윤아!”
성가연이 재빠르게 그녀를 붙잡으며 그녀의 귀에 바짝 다가가 속삭였다.
“하윤아, 무서워하지 마. 지금 바로 오빠 불러올게. 오빠가 널 구해줄 거야.”
“성시완은 지금 실험실에 있어서 못 나올걸.”
심지후가 다시 입을 열었다.
심하윤은 잠시 몸을 떨다 심지후를 바라보며 쓴웃음을 지었다.
“이건 명백한 범죄야!”
그러나 심지후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유산만 넘기면 아무 일도 없을 거야.”
“계속 여기 계시면 내일 진양철 씨와의 미팅은 무산될 겁니다.”
차가운 태도를 유지하던 심지후의 표정이 단번에 바뀌었다.
그는 심하윤을 다시 한번 바라보았다. 그 눈빛 속엔 쉽게 읽히지 않는 복잡한 감정이 숨어 있었다.
잠시 후 그는 집사에게 고개를 숙였다.
“조만간 사과드리겠습니다. 오늘은 폐를 끼쳤군요.”
집사는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괜찮습니다. 지금 떠나시면 됩니다.”
“형!”
심유준은 불만스럽게 심지후를 쳐다보았다.
“고작 집사일 뿐이야!”
“가자.”
떠나기 전 심지후는 또다시 뒤돌아 심하윤을 보았다.
“변호사를 통해 연락하겠다.”
그 말투엔 절대 유산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확고한 뜻이 담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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