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라엘은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았다.
강기준은 절대 그녀와 함께 같은 침대에서 자는 일 따위 없을 테니까. 정아름이 허락하지 않으니까.
하지만 그렇다고 굳이 그렇게까지 말할 필요가 있었을까?
“기준 씨, 내가 정말 그렇게 싫어? 그럼 이제부터 절대 기준 씨 앞에 나타나지 않을게!”
말을 마친 정라엘은 돌아서서 나갔다.
두 사람의 대화는 최악의 분위기 속에서 끝났다.
강기준은 어두운 표정으로 다시 자리에 앉아 밀린 업무를 처리하기 시작했다.
그때 사무실 문이 열리고 정아름이 들어왔다.
“기준 씨, 우리 언제 출발할 거야? 오늘 제이 신의가 서진대에서 강연하잖아. 드디어 제이 신의의 진짜 모습을 볼 수 있겠네.”
제이 신의는 선천적으로 심장병을 가지고 태어난 정아름에게 희망 그 자체였다. 그녀의 생명줄 같은 존재였다.
이미 두 번이나 기회를 놓쳤는데 오늘 드디어 제이 신의를 직접 볼 수 있다니 정아름은 더없이 설레고 기대되었다.
강기준 역시 제이 신의의 강연을 기억하고 있었다. 그도 이번 기회에 정체도 신분도 철저히 베일에 싸여 있는 제이 신의의 실체를 직접 확인하고 싶었다.
그는 마지막 서류에 서명을 하고 일어섰다.
“가자, 서진대로.”
...
정라엘이 도착했을 때 서진 대학교는 이미 들썩이고 있었다.
학교 곳곳에 커다란 현수막이 걸렸는데 [제이 신의님을 환영합니다!]라고 쓰여 있었다.
게다가 로운시의 여러 방송국에서도 취재진을 보내 단독 인터뷰를 시도하려 하고 있었다.
그야말로 도시 전체가 떠들썩해진 초대형 이벤트였다.
정라엘은 시간을 확인했다. 강연 시간이 거의 돼서 당장 무대 뒤로 이동해야 했다.
그때 정소은과 강채연이 그녀를 발견하고 곧바로 비난했다.
“정라엘, 넌 왜 학교에서 그렇게 어슬렁거리는 거야? 오늘이 무슨 날인지 몰라? 오늘 제이 신의님이 오셔서 강연하신다고! 우리 모두 밤을 새우면서 여기서 기다렸어. 너 괜히 제이 신의님한테 실례라도 저지르면 서진대는 망신거리가 될 거야!”
강채연도 그녀를 조롱했다.
“언니, 그런 말을 해봐야 소용없어요. 정라엘은 강연실에서 코 골면서 잘 걸요? 하하하!”
하지만 정라엘은 그녀들의 조롱에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았다. 어차피 말이 통하지 않는 사람들인데 굳이 대꾸해 줄 필요도 없었다.
그때 다른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다들 여기서 뭐 해?”
정라엘이 고개를 들자 정아름이 보였다. 그리고 그녀의 옆에 강기준도 함께 서 있었다.
강연이 곧 시작된다.
정소은이 서둘러 말했다.
“이제 정라엘에게 시간 낭비하지 말고 얼른 들어가서 제이 신의님을 보자!”
정아름도 정라엘에게 눈을 흘기고 강기준의 팔을 살며시 감았다.
“기준 씨, 어서 들어가서 제이 신의님을 보자.”
강기준은 별다른 감정 없는 표정으로 정아름, 정소은, 강채연과 함께 강연장으로 향했다.
정라엘은 그 자리에 혼자 남겨졌다. 아무도 그녀에게 관심을 두지 않았다.
“...”
카톡.
이때 메시지 알림이 울리자 그녀는 휴대폰을 꺼내 확인했다.
[임경원: 스승님, 도착하셨습니까?]
정라엘은 미소를 지으며 답장을 보냈다.
[도착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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