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라엘은 한 발 내디디려 했다. 하지만 그때 잔잔한 휴대폰 벨 소리가 울렸다. 이도영 변호사에게서 걸려 온 전화였다.
“여보세요, 라엘 씨! 경찰서에서 문제가 생겼어요. 빨리 와보셔야 해요!”
정라엘의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설마 다은에게 또 무슨 일이 생긴 거야?’
그녀는 망설일 틈도 없이 몸을 돌려 전력으로 달렸다.
경찰서에 도착하자마자 이도영이 급히 그녀를 맞이했다.
“라엘 씨!”
“다은이는 괜찮아요?”
정라엘이 다급하게 묻는 순간 그녀의 말이 뚝 끊겼다. 익숙한 실루엣이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었다.
노지우가 경찰서에 와 있었다. 그녀는 여느 때처럼 명품으로 치장한 채 뒤에는 여러 명의 수행원들과 변호사 두 명을 대동하고 있었다.
그녀가 정라엘 앞에 다가오며 비웃듯 입꼬리를 올렸다.
“라엘아, 서다은을 보석으로 풀어주려고 한다며? 꿈 깨. 네 소중한 친구, 여기서 평생 못 나갈 거야.”
이도영이 낮은 목소리로 설명했다.
“오늘 노지우 씨가 두 명의 변호사를 데려왔는데, 둘 다 한스 그룹 소속의 에이스 변호사들입니다. 한스 그룹의 법률팀은 국내 최강으로 지금까지 한 번도 패소한 적이 없어요. 한스 그룹이 개입한 이상 서다은 씨를 풀어주는 건 쉽지 않을 거예요.”
정라엘의 눈빛이 차갑게 가라앉았다.
‘기준 씨가 지우에게 이런 수준으로 힘을 실어주고 있었단 말이야?’
노지우는 여유롭게 미소를 지었다.
“라엘아, 이제 기준 씨와 나 사이를 알겠지? 정말 미안해. 나도 알아, 기준 씨가 네 남편이라는 거. 그런데 어쩌니, 기준 씨가 널 좋아하지 않는다잖아? 우리 둘은 어쩔 수 없이 끌렸어.”
정라엘은 그녀를 바라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노지우는 갑자기 목소리를 낮추고 키득거리며 속삭였다.
“나 네가 얼마 전에 기준 씨랑 첫날밤 보냈다는 거 알아.”
정라엘의 속눈썹이 가늘게 떨렸다.
“그걸 네가 어떻게 알아?”
노지우는 태연하게 눈썹을 치켜올렸다.
‘강기준을 찾아가라고?’
정라엘은 코웃음을 쳤다.
그 순간 또다시 익숙한 휴대폰 벨 소리가 울렸다. 정라엘은 화면을 확인했다. 강기준에게서 온 전화였다.
정라엘은 잠시 망설이다가 통화 버튼을 눌렀다. 그러자 곧바로 강기준의 차갑고 짜증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정라엘, 난 벌써 법원 앞이야. 계속 기다리고 있는데, 어디야?”
정라엘은 핏기 없는 손가락으로 휴대폰을 꽉 쥐었다. 그와 이혼하러 가는 걸 거의 잊을 뻔했다.
“기준 씨, 내가 급한 일이 생겨서...”
“정라엘, 또 무슨 수작이야? 이혼하겠다고 한 건 너였어. 근데 약속 장소에 안 오는 것도 너야? 난 네 유치한 밀당 놀이에 시간 낭비할 생각 없어.”
강기준의 목소리는 냉담하고 지겨운 듯 차가웠다.
그에게 있어 그녀는 결국 그런 존재란 말인가?
하지만 지금은 그와 맞서 싸울 때가 아니었다. 서다은을 구해야 했기에 정라엘은 침착하게 말했다.
“기준 씨랑 할 얘기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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