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준은 욕망이 들끓고 있었다. 날카로운 눈꼬리가 붉게 물들었다.
그런데 정라엘의 말을 듣자마자 그의 몸이 순간적으로 굳어졌다. 그는 고개를 들어 정라엘을 바라보았다.
정라엘은 시선으로 문 밖을 가리키며 말했다.
“기준 씨, 이제 노지우를 달래러 가야겠네.”
강기준은 워낙 머리가 비상한 사람이었다. 그녀가 자신을 유혹한 게 진심이 아니라 노지우에게 보여주기 위한 연기였다는 걸 단숨에 깨달았다.
눈가에 서렸던 욕정이 순식간에 가라앉고 차가운 이성이 되돌아왔다.
그는 싸늘한 눈빛으로 정라엘을 내려다보며 단호하게 말했다.
“당장 내 몸에서 떨어져.”
정라엘은 머뭇거리지 않고 곧바로 몸을 뺐다.
강기준은 자리에서 일어나 긴 다리로 우뚝 서서 창밖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정말이지 빌어먹을 여자였다.
“말해. 날 찾아온 이유가 뭐야?”
정라엘은 숨을 고르고 입을 열었다.
“다은이는 절대 노지우의 와이어를 자르지 않았어. 누군가 모함한 거야. 제발 다은이를 풀어줘.”
‘다은 씨는 정라엘의 절친이잖아?’
강기준은 노지우가 와이어에서 추락한 일에 대해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그렇기에 서다은이 이 일과 엮여 있다는 사실조차 몰랐다.
조서우가 그와 통화하며 처리를 문의했을 때 그는 알아서 하라고 넘겼을 뿐이었다. 그런데 정라엘이 직접 찾아와서 부탁하다니.
강기준은 고개를 돌리고 씨익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정라엘, 지금 나한테 부탁하는 거야?”
정라엘의 속눈썹이 살짝 떨렸다.
서다은을 위해서 그녀는 자존심을 내려놓을 수밖에 없었다.
“그래, 기준 씨. 부탁해.”
“부탁을 하려면 그에 걸맞은 성의를 보여야지. 넌 뭘 내놓고 거래할 생각이야?”
강기준의 직설적인 말에 정라엘의 몸이 굳었다.
그의 시선이 그녀의 몸매를 훑으며 의미심장하게 미소 지었다.
“봐, 넌 아무것도 준비하지 않았잖아. 네가 뭘 내놓을지 고민할 시간을 줄 테니, 생각이 정리되면 다시 와.”
말을 마친 그는 가볍게 몸을 돌려 걸어가려 했다.
...
강기준에게서 아무런 성과도 얻지 못한 정라엘은 경찰서를 찾아가 서다은을 만나려 했다.
그러나 그녀를 기다리고 있던 건, 이도영 변호사의 냉정한 말이었다.
“지우 씨, 우린 서다은 씨를 만날 수 없어요.”
정라엘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왜요?”
이도영은 무겁게 한숨을 내쉬며 대답했다.
“방금 강 대표님 측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앞으로 서다은 씨에 대한 면회를 전면 금지한다고 했어요.”
“뭐라고요?”
강기준이 이렇게까지 냉정하게 나올 줄은 몰랐다. 이건 대놓고 그녀를 몰아세우며 선택을 강요하는 것이었다.
서다은이 혼자 갇혀 있을 뿐만 아니라 지금 어떤 상황인지조차 알 수 없다.
그 생각에 정라엘의 눈가가 붉어졌다. 그녀는 강기준과 그런 거래를 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강압적인 태도 앞에서 그녀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라엘 씨, 이제 어떻게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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