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말을 들은 정라엘은 붉은 입술을 살짝 말아 올리며 냉소를 지었다.
이틀 내내 강채연이 일을 꾸미고 있었는데 그 뒤에 정아름이 부추기고 있었을 게 분명했다. 결국 배소윤을 겨냥한 거였다.
내일도 배소윤의 체면을 깎아내릴 생각일까?
누가 누구의 얼굴에 먹칠을 할지는 두고 봐야 알 일이다.
정라엘은 기숙사로 돌아왔다. 마침 배소윤이 진도준의 검은색 외투를 품에 안고 나가려던 참이었다.
“소윤아, 잠깐만.”
정라엘이 그녀를 불러 세웠다. 배소윤은 진도준의 외투를 세탁소에 맡기려고 하던 중이었다. 그녀는 걸음을 멈추고 돌아봤다.
“왜, 라엘아?”
정라엘은 알록달록한 사탕 하나를 꺼내 들었다.
“소윤아, 이거 먹어 봐.”
단 음식을 무척 좋아했던 배소윤은 기분 좋게 사탕을 받아 입에 넣었다.
“고마워. 어? 윽, 뭐야? 너무 써!”
배소윤은 당장이라도 사탕을 뱉어버릴 기세였다. 하지만 정라엘이 재빠르게 그녀의 입을 막았다.
“뱉지 마. 좋은 약은 입에 쓰다고 하잖아. 그냥 삼켜.”
배소윤은 울상을 지으며 쓴맛을 억지로 삼켰다.
“라엘아, 대체 이게 뭐야? 왜 이렇게 써?”
정라엘은 배소윤의 얼굴을 가린 모반을 바라보며 의미심장하게 눈을 깜빡였다.
“비밀이야. 내일이면 알게 될 거야.”
“알겠어... 그럼 나 갈게.”
배소윤은 황급히 뛰어나갔다.
...
배소윤은 진도준의 검은 외투를 드라이클리닝한 뒤 가지런히 접어 가방에 넣었다. 그리고 곧장 강의실로 가서 그를 찾아갔다.
“저기, 혹시 사람 좀 찾아줄 수 있어?”
배소윤이 지나가던 남학생을 붙잡고 물었다. 남학생은 그녀를 힐끗 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도준이 찾는 거야?”
“어? 어떻게 알았어?”
배소윤은 순간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진도준의 아버지가 마약상이었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어머니가 앞을 보지 못한다는 사실과 어린 여동생이 있다는 건 몰랐다.
“혹시 도준이네 집이 어디인지 알려줄 수 있어?”
남학생은 곧장 대답했다.
“낙천3길에 있어.”
“고마워.”
배소윤은 그 길로 진도준을 찾아가기로 했다.
출발하기 전 그녀는 먼저 백화점에 들러 값비싼 건강식품 몇 개를 산 뒤 택시를 타고 낙천3길로 향했다.
낙천3길은 달동네였다. 좁고 어두운 골목에는 습기가 가득했고 우중충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배소윤은 처음으로 이런 곳에 발을 들였다. 그녀가 사는 곳은 로운시에서도 가장 비싼 고급 주택가 엘리타운이었고 이곳과는 차원이 달랐다.
그녀는 손에 고급 선물 세트를 들고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겼다. 조금 전 내린 비로 바닥은 온통 진흙투성이였다. 가죽 플랫슈즈와 치맛자락에 흙탕물이 튀어 금세 얼룩이 졌다.
평소 깔끔함을 중요하게 여기는 배소윤은 당장이라도 닦고 싶었지만 꾹 참고 목적지를 찾아 나섰다. 그리고 마침내 그녀는 진도준의 집을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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