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우는 자신의 초능력이 개화한 후 작곡과 작사뿐만 아니라 게임 실력도 엄청나게 향상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최근 천전이라는 실시간 전략 게임이 출시되었는데 이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한진 그룹이 심혈을 기울여 제작한 게임으로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게임이었다.
국내외 모든 주요 e스포츠 대회에서 천전은 단연코 최고의 왕좌를 차지하고 있었다.
배진호와 고경표 역시 이 게임에 푹 빠져 있었고 강원우도 최근에 시작했다.
처음에는 배진호와 고경표에게 계속 당했지만 단 이틀 만에 실력이 급성장해 대등한 수준이 되었고 다시 이틀 후에는 오히려 두 사람을 압도하기 시작했다. 일주일이 지나자 강원우는 이미 압도적인 실력을 갖추어 한 손으로도 배진호와 고경표의 연합을 가볍게 무너뜨릴 수 있었다.
아침 식사를 마친 후 배진호와 고경표는 강원우에게 한울 피시방에 가자고 했다.
“배진호, 오늘 젊은 애들 몇 명이 시비를 걸러 왔어. 네가 좀 도와줘야 할 것 같아.”
그때 피시방의 한 직원이 배진호를 찾아와 부탁했다.
강원우가 천전을 한 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배진호는 이미 오래전부터 한울 피시방에서 활동하며 실력도 상위권에 속해 천전 마니아들 사이에서 꽤 유명한 사람이었다.
피시방에서는 종종 천전 게임대회가 열렸고 누군가 도전해 오면 배진호는 보통 대표 선수로 나서곤 했다.
직원의 부탁을 받은 배진호는 흔쾌히 승낙했고 고경표와 강원우를 데리고 그 자리로 향했다.
천전은 4인 팀플레이 방식의 전략 게임이었다. 피시방에서 가장 좋은 사양의 8대 컴퓨터가 배치된 곳에 도전자 팀 4명이 이미 자리를 잡고 있었고 뒤에는 두 명의 구경꾼이 있었다.
강원우는 상대 팀을 보자마자 눈살을 살짝 찌푸렸다.
하나같이 기품이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가운데 앉은 한 남자는 조용하고 차분한 모습이었지만 왠지 나이 또래보다 훨씬 성숙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게다가 그의 표정에는 은근한 거만함이 깃들어 있었고 주위 사람들이 그와 대화할 때 약간 굽신거리는 듯했다.
그 옆에는 뚱뚱한 남자가 하나 있었는데 기름진 얼굴에 큰 엉덩이를 흔들고 있었다. 강원우는 본능적으로 그를 무시했다.
그러나 나머지 두 명은 강원우의 눈길을 끌었다.
한 명은 매우 아름다운 여자였지만 표정이 오만했다. 아마도 외모가 빼어나고 좋은 집안에서 자라서인지 세상을 깔보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다른 한 명은 강원우의 시선을 완전히 사로잡았다.
그녀는 굉장히 독특한 스타일이었다.
붉은 펑크 헤어를 하고 있었고 마치 담배를 문 듯 막대 사탕을 입에 물고 있었다. 심지어 몸에는 문신까지 새겨져 있었다.
하지만 그런 과장된 외형도 그녀의 아름다움을 가리지는 못했다.
간수연과 허지민은 강원우가 만났던 사람 중 가장 아름다운 여성이었다.
간수연은 깊은 계곡에서 피어난 난초처럼 신비로운 매력이 있었고 허지민는 친근하고 다정한 느낌을 주는 소녀였다.
그러나 눈앞의 펑크 헤어를 하고 있는 여자는 성숙한 여성의 매력을 내뿜는 동시에 강렬한 카리스마를 뿜어내고 있었다.
강원우는 한순간 넋을 놓고 그녀를 바라보았다.
한울 피시방 쪽에는 두 명의 남자가 이미 앉아 있었고 배진호와 고경표가 앉으면 더 이상 자리가 없었다.
그 모습을 본 강원우가 말했다.
“나 화장실 좀 갔다 올게. 너희들 먼저 해.”
화장실을 다녀온 강원우는 목이 말라서 카운터에서 물을 몇 병 샀다.
그리고 피시방을 한 바퀴 천천히 돌아본 후 돌아왔을 때 이미 양쪽 팀이 격렬하게 전투를 벌이고 있었다.
천전은 과거 스타크래프트나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 같은 전략 게임과 비슷했다.
처음에는 기지를 발전시키고 병력을 모은 뒤 전투를 벌이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3D 그래픽과 강력한 배경 스토리가 추가되면서 게임의 몰입도가 더욱 높아졌다.
반면 상대 팀의 리더처럼 보이는 남자는 처음부터 끝까지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그는 배진호 쪽을 쳐다보지도 않았는데 속으로 확실히 하찮은 존재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5판 3승제야. 아직 끝난 게 아니야.”
배진호는 분해하며 강원우를 가리켰다.
“이번엔 사람 바꿀 거야.”
남자는 역시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고 폭탄 머리 여자가 강원우를 쳐다보더니 눈을 반짝이며 비웃었다.
“오, 또 한 명의 쓰레기가 등장한 건가?”
“사람이 많아도 결국 쓰레기는 쓰레기지.”
오만한 표정을 한 여자가 독설을 내뱉었다.
고경표가 물러나고 강원우가 나섰다.
게임이 시작되고 양측이 2레벨까지 성장하자마자 전쟁이 전면적으로 발발했다. 강원우는 상대의 패턴을 한 번 훑어보는 것만으로 대략적인 전략을 파악하고는 곧바로 키보드 위에서 손가락을 춤추게 했다.
포위 섬멸전, 위장 전술, 공성전술, 적을 유인하여 깊숙이 끌어들이기 그리고 후퇴를 가장한 역습까지 강원우는 삼십육계 중 무려 열다섯 가지 계략을 자유자재로 활용하며 상대를 휘두르기 시작했다.
적들은 우왕좌왕하며 손도 제대로 쓰지 못했고 급기야는 움직이는 것조차 두려워하게 되었다. 마치 한 걸음만 내디뎌도 강원우의 함정에 빠질 것만 같은 착각에 빠진 듯했다.
하지만 폭탄 머리 여자는 만만치 않았다.
그녀는 4레벨 병력을 이용해 강제로 강원우를 밀어붙이려 했지만 곧 절망적인 현실을 깨닫게 되었다.
강원우는 단순히 음모와 계략만 쓰는 것이 아니었다. 그의 병력 또한 이미 4레벨까지 성장해 있었다. 그러고는 적을 유인하여 깊숙이 끌어들인 후 양쪽에서 협공을 가했다.
폭탄 머리 여자는 앞뒤에서 휘몰아치는 공격을 감당하지 못하고 강원우의 야만적이고도 잔혹한 섬멸전 앞에서 굴욕적인 패배를 맞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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