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식간에 죽을 쏟아버렸고 그 과정에서 남학생이 봉변을 당했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정서아가 뜨거운 죽에 데지 않았다는 점이다.
“스읍!”
한건우도 죽이 이 정도로 뜨거운 줄은 몰랐다. 가슴팍에서 전해지는 고통에 그가 비명을 지르자 정서아는 화들짝 놀라서 얼른 그에게 물었다.
“괜찮아요?”
한건우는 숨을 몇 번 몰아쉬고 나서야 겨우 진정하고 그녀에게 손짓했다.
“괜찮아요. 죄송해요. 다 저 때문이에요. 제가 다시 사드릴게요!”
갑작스러운 사과에 정서아는 미처 반응하지 못했다.
본인이 다쳤으면서 왜 먼저 사과하고 배상하려는 걸까?
게다가 전부 그의 잘못만은 아니었으니 말이다.
“아니에요. 제가 사면 돼요.”
그녀는 아쉬운 눈길로 바닥에 쏟은 죽을 내려다보다가 고개를 내젓고 한건우에게 티슈를 건넸다. 그러고는 걱정스러운 얼굴로 말했다.
“뭐 얼마나 비싼 것도 아닌데. 그나저나 데인 곳은 정말 괜찮은 거예요?”
한건우는 티슈를 건네받고 옷에 묻은 죽을 닦으면서 머쓱한 듯 웃어 보였다.
이제 막 죽을 내려놓고 오던 오서윤이 이 광경을 보고 화들짝 놀랐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이래?”
정서아가 대충 설명하자 그녀는 내내 자리를 떠나지 않는 이 남자를 힐긋 쳐다봤다.
“너 너한테 뭐 숨긴 거 있지?”
오서윤은 두 눈이 휘둥그레지고 목소리까지 살짝 높아졌다.
“헐! 너 설마 이제 눈치챈 거야? 그 후배 너 좋아하잖아!”
한편 기숙사에 남아있던 다른 룸메들은 오전에 수업이 없어서 다들 침대에 누워 있었다.
순간 정서아는 귓불이 다 빨개지면서 행여나 애들이 들을까 봐 오서윤의 입을 확 틀어막았다.
“헛소리 좀 그만해. 오늘 처음 만났는데 그게 웬 말이야? 게다가 왜 이렇게 소리 지르는 거야? 애들 다 깨우고 싶어?”
이에 오서윤은 계속 더 반박하려고 그녀의 손을 잡아당겼고 바로 이때 다른 룸메가 마침내 그녀들 앞으로 다가왔다.
“뭐야 뭐야? 누가 누굴 좋아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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