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도하는 뭇사람들의 경악을 마다하고 맨발에 뛰쳐나가려 했지만 교통사고를 당한 탓에 자리에서 일어나자마자 오른쪽 다리와 갈비뼈가 부러질 듯 아파서 그대로 침대에 드러누웠다.
그럼에도 충혈된 두 눈으로 다시 일어나려 했고 마침 병실을 돌던 의사가 그를 제압했다. 간단한 검사를 마친 후 간호사더러 다시 수액을 놓으라고 분부하고 나서야 질책을 이어갔다.
“교통사고로 거의 죽다 살아났는데 바늘도 뽑고 그냥 도망치려고요? 이 상태로는 무조건 절대적 안정을 취해야 해요. 여러분들도 그래요! 이 환자가 심장이 나쁜 걸 뻔히 알면서 꼭 그렇게 자극해야만 했어요?”
의사는 꼭 환자를 잘 돌봐야 한다고 당부한 후에야 고개를 내저으며 병실을 나섰다.
병실에서 박도하는 가쁜 숨을 몰아쉬며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 차윤서가 전화번호까지 차단할 줄은 미처 몰랐으니까.
또한 이혼에 관해서는 일절 믿고 싶지 않았다.
그를 얼마나 사랑하는데 감히 이혼이라니? 박도하는 그제야 조금 진정됐는지 김민규를 향해 손짓했다.
눈치 빠른 김민규가 이혼 서류를 얼른 건넸고 송이나는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박도하에게 무시를 당했다.
그녀가 어쩌다가 이런 처지에 이르렀을까? 어제까지만 해도 목숨을 바쳐서라도 자신을 구해주던 이 남자가 오늘은 정작 함께해주겠다고 하니 기뻐하긴커녕 차윤서를 찾지 못해 안달이다.
질투가 차오른 송이나는 입술을 깨물고 속으로 차윤서를 미친 듯이 저주했다.
‘다 너 때문이야. 왜 하필 이때 이혼해서 도하 신경 쓰게 하냐고?’
“도하야...”
송이나가 잔뜩 서운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까짓 이혼 서류가 뭐가 중요해? 쿨하게 보내주면 되잖아. 내가 쭉 옆에 있어 줄게.”
“난 3일 건다!”
시끄럽게 떠들어대는 친구들을 보면서 박도하도 불안했던 마음이 조금은 가셨다. 그는 이혼 서류를 한쪽 옆에 내버려 뒀지만 여전히 마음이 안 놓였다.
어쩌면 송이나를 구한 것 때문에 차윤서가 또 한 번 질투했을지도 모른다. 이번엔 아예 가짜 이혼 서류까지 만들어서 겁주려고 하다니. 다시 집에 돌아오거든 따끔하게 혼낼 거라 다짐했다. 두 번 다시 이런 유치한 장난을 못 치게 혼쭐을 내줘야만 했다.
그는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차윤서 이혼 서류 어디서 만들었는지 조사해봐.”
증거를 확보하거든 그녀도 더는 변명거리가 없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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