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현우는 아주 도발적인 말투였다.
아직 수술실 불이 켜져 있었고 복도에는 다른 사람들이 없었기에 주위가 아주 암울했다.
진영재는 오현우를 등지고 서 있었는데 까만 동공에 안개가 낀 듯 아주 싸늘해 보였다.
그는 오현우의 말을 무시하고는 호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냈지만 병원이란 게 생각나서 다시 넣었다.
평소 진영재는 그의 이름 석자를 부른 적이 아주 적었다.
"오현우, 내가 서에서 기다리라고 하지 않았어?"
오현우는 멈칫하고는 그를 힐끗 보고는 비웃듯 말했다.
"왜, 내연녀가 걱정 돼?"
그는 강유나가 그동안 겪은 고생들이 생각나서 그녀가 정말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은 삼촌."
진영재가 답하지 않자 오현우는 눈살을 찌푸렸다.
"솔직히 말해서, 정말 강유나 씨 엄마인 줄 몰랐어."
그러면서 벽에 기대 비참했던 교통사고 현장을 떠올리며 몸을 부들거렸다.
"너도 알잖아."
오현우는 고개를 떨구고 머뭇거리다가 낮고 묵직하게 말했다.
"피해자가 차에 치여서 피범벅이 됐고 의식을 잃었어, 그런데 차에 깔려서 난 상처들이 가득했고 차에 끌린 흔적도 있었어."
그가 출동했을 때, 김선영은 이미 피바다에 쓰러져 있었고 겨우 목숨만 부지하고 있었다.
멀지 않은 곳에서 버려진 차량을 발견했는데 조사해 본 결과 민연서의 이름으로 된 차였다.
그리고 사고 발생 30분 전에, 민연서가 확실히 병원에서 나왔고, 사고가 난 후, 그 차가 그 골목으로 나가는 것도 찍혔었다.
그래서 경찰이 민연서를 용의자로 잡아둔 것이었다.
하지만 진영재가 제일 원하지 않았다.
경찰이 찾아왔을 때, 그는 민연서와 집에 있었다.
진영재가 일단 민연서를 보석하려고 했는데 오현우가 풀어주지 않았다.
민연서를 데리고 가고 싶으면, 강유나를 데리고 와서 그녀가 직접 동의한다고 사인해야 한다고 했다.
진영재는 눈살을 찌푸렸다가 다시 풀었지만 여전히 아무 말하지 않았고 덤덤한 눈빛으로 오현우를 힐끗 보았다.
두 사람은 서로만의 생각이 있었고 넓은 복도를 두고 자연스럽게 눈을 마주쳤지만 누구도 물러서지 않았다.
오현우가 비꼬며 말했다.
"이건 명백한 살인 미수야, 네가 숨긴다고 해도 강유나 씨가 언젠간 알게 될 거야."
"그래서?"
진영재는 얼굴 하나 변하지 않고, 눈썹을 살짝 올리며 냉담하게 말했다.
"이렇게 길게 떠들었는데 확실한 증거라도 있어?"
오현우는 표정이 굳어버렸다.
그는 속상했지만 어쩔 수 없이 인정해야 했다. 그 지역은 CCTV 사각지대라 차량 운전자의 얼굴이 찍히지 않았다.
강유나는 마음이 완전히 내려앉았고 믿을 수 없다는 듯 진영재를 바라보았다.
"사람 목숨이야, 알아? 내 유일한 가족이라고!"
그녀는 진영재의 멱살을 잡고 말했다.
"우리 엄마가 아직 안에 있는데, 민연서가 뭔데, 너희들이 뭔데!"
복도의 소리가 너무 컸기에, 아무도 수술실 불이 꺼진 걸 주의하지 못했다. 의사가 다급하게 걸어 나오며 말했다.
"왜 이렇게 시끄러워요!"
의사는 낯빛이 아주 안 좋았다. 복도에 사람들이 몰려 있는 걸 보고는 주위를 둘러보며 물었다.
"환자 가족분 어디 계세요?"
강유나는 얼른 눈물을 닦고 뛰어가 쉰소리로 말했다.
"저예요!"
의사는 난감해하며 마스크를 벗고 머뭇거리다가 솔직하게 말했다.
"죄송합니다, 저희가 최선을 다했습니다, 뒷일 준비하시죠."
그 말을 들은 강유나는 얼음물에 빠진 듯 온몸에 힘이 풀렸다는데 진영재가 재빨리 그녀를 잡아주었다.
하지만 오현우가 도와주기도 전에 그녀는 모든 힘을 다해 진영재를 밀어냈다.
강유나는 눈이 새빨개져서 표독하게 그를 노려보았다.
"손대지 마, 역겨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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