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문걸은 임무를 들고 왔었기에 문을 나서기 전, 갑자기 궁금 해졌다.
"어이!"
성문걸은 문을 나서려는 순간, 결국 참지 못하고 뒤돌아 진영재를 보며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나도 경험해 본 사람이야, 좋은 마음에서 권고해 주는 건데, 이렇게 이유도 말하지 않고 사람을 쫓아내면 안 돼, 10년이잖아, 강아지를 길렀어도 아쉬운 감정이 들 텐데, 너 이러다 나중에 후회할 거야."
진영재는 그가 일부러 강유나를 언급했다는 걸 알고 있었다. 특히나 "후회"라는 말에 힘을 주었다.
그는 눈썹을 치켜세웠고 대수롭지 않다는 듯 성문걸을 힐끗 보았고 당장이라도 문을 닫아버릴 것 같은 태세를 하고는 묵직하게 말했다.
"안 가?"
그가 표정이 싸늘 해지자 성문걸은 환하게 웃더니 손으로 문 손잡이를 잡고는 끝까지 파고 들 기세로 물었다.
"잠깐, 진짜 궁금해서 그래, 민연서랑은 어떻게 된 거야?"
그의 질문에 진영재는 미간을 찌푸렸고 짜증을 내며 말했다.
"그만 안 해?"
"그냥 말해주고 싶어서 그래."
성문걸은 몸을 곧게 세우고는 손을 털더니, 손가락을 만지작거리며 느긋하게 말했다.
"그 여자가 쉬운 여자가 아닌 것 같아서 그래, 뒤에서 몰래 너한테 진호영의 정보를 알려줬다고 해서 좋은 사람인 건 아닌 거야."
갑자기 민연서의 얘기가 나오자 진영재는 미세하게 미간을 찌푸렸다.
그는 무의식적으로 뒤돌아 소파를 보았는데, 휴대폰이 여전히 그곳에 버려진 채로 그대로 있는 걸 보고는 생각에 잠기더니 낮고 묵직하게 말했다.
"그런 거 아니야."
"아닌 게 아닌 것 같아."
성문걸은 확신에 차서 말했다.
"그 여자가 하는 걸 봐봐, 분명 너한테 관심이 있는 거야, 돈만 받고 가겠다는 게 아니야. 잘 생각해 봐, 우리도 진호영 소식을 찾아내지 못했는데, 어떻게 그렇게 하필 딱 그 여자가 우연히 마주쳤겠어."
그러더니 성문걸은 멈칫하고는 계속 진영재를 훑어보았다.
"너무 우연이지 않아?"
"됐어."
진영재는 그를 내쫓으려고 했다.
"가십 그만하고, 빨리 가서 사건이나 해결해."
성문걸은 멍해졌다.
"어느 사건?"
진영재는 입꼬리를 쓱 올리고는 새하얀 이를 드러내고 사람을 찌를 것 같은 미소를 짓고 음침하게 말했다.
진영재는 듣기 싫어져서 그의 말을 무시하고는 바로 문을 닫아버렸다.
그 순간, 그도 뭔가 떠올랐는지 재빨리 소파로 가서 휴대폰을 들었고 강유나의 연락처를 찾아 깔끔하게 삭제해 버렸다.
이렇게 해야만 완전히 끊어낼 것 같았고 아무런 생각도 남지 않는다는 듯이 말이다.
다른 한편.
강유나는 자신이 떠나던 그날 밤, 진영재가 자지 않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위층은 아주 조용했고 샤워하는 물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그녀는 혼자 아래층에서 새벽까지 앉아 있었고 날이 조금 밝아와서야 차를 불러서 조용히 집을 나갔다.
어둑한 새벽에 윤심도 별장을 떠나려다가, 갑자기 발걸음을 멈추고는 참지 못하고 멀리서 뒤돌아 봤는데, 2층 서재의 불이 켜져 있었다.
강유나는 진영재가 자신을 일부러 보내주려고 하인들한테 휴식하라고 했고, 문 밖에 있던 경호원까지 보냈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그녀한테 자유를 돌려준다는 뜻이었다.
진짜 차에 앉아 떠났고, 강유나는 한참 지나서야 정신을 차렸고, 자신이 정말 그곳에 갇히지 않았다는 걸 확신하게 되었다.
두 사람이 이렇게까지 된 이상, 만나지 않고 묵묵히 헤어지는 게 나을 수도 있었다. 두 사람도 그렇게 암묵적으로 합의를 본 듯했다.
진영재의 안배가 있어서였을까, 강유나는 떠나기 전 특별히 진우 그룹으로 향했다. 별다른 뜻은 없었고 회사를 그만두려고 온 거였다. 전에 진씨 가문의 덕을 보아 비서로 일했지만 이제 떠날 것이니 발목을 잡힐 일을 만들지 않는 게 좋았다.
하지만 그곳에 가자 그녀는 예상치 못하게 누군가에게 길을 막히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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