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말을 듣자 주민규는 고개를 끄덕였고 오현우의 말에 동의한다는 듯 맞장구쳤다.
"하긴 그래."
그는 멈칫하더니 웃음을 터뜨렸다.
"친구야, 지금이 어떤 시대인데 너희 집에서 아직도 정략결혼을 시키려고 해? 그때 대체 왜 이런 풍습은 안 없어졌는지 몰라?"
그들은 모두 가문들이 잘 살았기에 서로 어울리는 가문을 선택하려고 했고 항상 속박되어 살았고 자유롭지 않았다.
돈이 많고 권력이 있으면 뭐?
가문 앞에서 그들은 이익을 위해 서로 교환할 수 있는 도구였고, 더 높은 가치를 창조해야 중시를 받게 된다.
오현우도 그걸 잘 알았기에 고개를 숙이고 웃을 뿐 아무 말하지 않고 계속 담배통을 만지작거렸다.
그와 같이 바람을 한참 맞은 주민규, 오현우가 만지작거리는 담배통을 힐끗 보았는데, 오현우가 피우고 싶어 하는 것 같자 미간을 찌푸리고는 오현우가 고개를 숙이고 라이터를 찾는 순간, 그의 팔을 세게 밀어버렸다. 오현우는 손이 움찔했고 "딸랑"하는 소리와 함께 담배통이 바닥에 떨어졌고 담배들이 여러 대가 널브러졌다.
오현우는 멍해졌다.
"왜 지랄하는데?"
주민규는 콧방귀를 뀌고는 보지도 않고 담배통을 집어 들고는 재빨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쓰레기통에 던져버렸다. "쿵쾅"하는 소리와 함께 담배 한 통이 사라지자 오현우는 낯빛이 살짝 변해서 미간을 찌푸리고 고개를 돌렸지만, 주현우는 팔짱을 낀 채로 대수롭지 않아 했다.
"대가리에 피도 안 마른 게, 감히 담배를 피워?"
주민규는 무표정으로 말을 이어갔다.
"우리 병원에서 매일 폐암으로 죽는 환자가 몇 명인 줄 알아?"
오현우는 손이 텅 비자 그곳을 바라보았지만, 쓰레기통에서 물건을 뒤지는 습관이 없었기에 생각을 접었다.
그가 답답해하자 주민규는 눈알을 굴리고 물었다.
"그 아이 어떡할 거야?"
그는 무의식적으로 그 아이가 오현우의 눈엣가시라고 생각했고 기회를 잡아 없애버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오현우도 그의 말뜻을 알아채고는 멈칫했다. 그는 이 아이가 자신과 상관없다고 말하려고 했는데, 순간 이상한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
아주 황당했지만 좋은 것 같았다.
"낳아."
오현우는 고개를 돌리고 주민규를 바라보았고 가라앉은 목소리로 확신에 차서 말했다.
"아이는 죄가 없잖아."
주민규는 깜짝 놀라서 한참 반응하지 못했다. 오현우가 장난하는 게 아니라는 걸 확인하고서야 입을 떡 벌렸다. 오씨 가문의 태도가 뻔했기에 그는 축복의 말이 나오지 않아 그저 엄지손가락만 내밀었다.
"대단해, 친구야, 오늘에야 네가 진짜 남자 중의 남자라는 걸 알게 됐어."
오현우는 웃기만 하고 대답하지 않았다.
왜 이렇게 된 거지?
오현우는 결국 참지 못했고 기다릴 수 없었다. 마음속에서 계속 재촉하는 소리가 들렸는데 그한테 빨리 강유나를 찾지 못하면, 어쩌면 어떤 일은 평생 보상하지 못할 수가 있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오현우는 휴가를 이용해서 쉴 틈 없이 운전해서 이곳으로 온 것이다.
오현우와 마주하고 앉아 있는 이 순간, 강유나는 갑자기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몰라했다.
그녀는 고개를 떨구고 두 손을 꽉 잡고는 한참 지나서야 머뭇거리며 말했다.
"미안해요."
그녀는 멈칫하고는 그래도 오현우가 자신을 도와줬었기에 또 말을 이어 나갔다.
"일부러 속이려고 한 게 아니었어요."
하지만 그 말을 솔직한 말이 아니었다.
오현우는 그녀가 일부러 자신과 연락을 끊었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눈썹을 치켜세우고 갑작스럽게 물었다.
"강유나 씨, 정말 궁금해서 그래요, 유나 씨는 제가 진씨 가문 사람들처럼 피도 눈물도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거예요?"
아니면 왜 경계하듯 거짓말하겠어?
서로 아는 사이면, 친구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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