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답을 기다리는 과정은 아주 잔혹했다.
강유나는 심장이 멎을 것 같았다. 진영재가 침묵하자 그녀는 이불 아래에 있던 손에 더 힘을 주었고 진영재를 빤히 보며 서서히 고개를 들었는데 그녀가 입을 뻥긋거리는 걸 보았다.
"안 했어."
그 말을 듣자 강유나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긴장해서 숨이 멎을 것 같았는데 확답을 듣고 나서는, 생각했던 만큼 홀가분하지 않았고 오히려 믿을 수 없다는 듯 미간을 찌푸렸다.
"진짜?"
그녀는 믿을 수 없었다. 어찌 됐는 이곳이 마을의 유일한 병원이었고, 그녀의 앞에 이렇게 많은 진단서들이 있는 걸로 보아, 전면적인 검사를 했을 텐데, 그녀가 임신했다는 걸 발견 못했을 리가 없었다.
하지만 협소한 일인실에서 진영재는 천장에 있는 백열등을 보며 눈을 반짝이고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눈썹을 치켜세웠는데, 참담한 빛이 비치자 그가 더 까칠해 보였다.
그녀의 떠보는 말에 그는 침묵했고 갑자기 당직 의사가 직접 했던 말이 떠올랐다.
한참 지나서-
"뭐가 더 있어야 해?"
진영재는 뒤로 기대서 강유나와 눈을 마주쳤다. 그는 강유나의 눈에 불안함이 가득한 걸 보고는 재미있다는 듯 혀로 볼을 밀며 눈썹을 씰룩거렸다.
"의사 선생님이 뭐라고 했을 것 같은데? 설마 폐렴인데 폐암으로 진단했을까 봐? 여기 의사 선생님들이 돌팔이인 줄 알아?"
진영재가 거짓말하는 것 같지 않자, 강유나는 안도의 숨을 내쉬었고, 자신이 오현우더러 의사한테 임신한 걸 속여달라고 부탁했던 게 생각났다. 원래 병과 큰 연관이 없었고 아마 그게 효과를 본 것 같았다.
그런 생각이 들자 그녀는 몰래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진영재가 계속 자신을 빤히 쳐다보는 것 같자 그녀는 표정이 굳어진 채로 허리를 펴고는 당당한 척하며 말했다.
"당연히 아니지."
강유나는 부정하면서 애써 억지스럽지 않게 웃으며 말했다.
"진영재 씨."
그녀가 강조했다.
"난 그냥 열이 나서 입원했어, 걱정 돼서 물어본 것뿐이야, 이렇게 과하게 밀어붙이지 마, 소문이라도 나면 이게 날조라 법적책임을 져야 해."
그 말을 듣자 진영재는 콧방귀를 뀌었고 대수롭지 않고 옷자락을 잡아당기며 강유나를 힐끗 보고는 일어섰다.
"말이나 못 하면."
진영재는 키가 아주 컸기에 백열등이 바로 그의 머리 위에 있었고, 아주 쉽게 강유나를 비추는 불을 막아버렸다. 굳이 가까이하지 않아도 그의 커다란 몸집으로 충분히 그녀를 자신의 그늘에 있게 할 수 있었다.
강유나는 원래 까칠하게 말하려고 했는데, 갑자기 앞이 어두워지자 무심코 고개를 들었다. 진영재가 모든 빛을 뒤로 등졌기에 그녀는 마침 어두운 그의 눈동자를 바라보게 되었다.
그녀는 순간 숨이 멎는 것 같았고 갑자기 그와 눈을 마주하지 못했다.
"뭐 하는 거야?"
"뭘 할 수 있겠어?"
진영재는 호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냈다. 강유나가 부자연스럽게 고개를 숙이고 있자, 그는 흥미로움을 느끼고 일부러 허리를 숙여 그녀의 얼굴을 보았다.
그녀는 바보가 아니었기에 정다연과 그녀 사이에 문제가 생겼다는 걸 알 수 있었고 그녀가 전처럼 열정적이지 않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모두 진영재 때문이었다.
강유나는 그녀가 보낸 문자에 답했다.
자신이 폐렴으로 입원했고, 약속한 일은 무조건 할 거라고 했다.
그녀한테서 답장이 오기 전에, 강유나는 통화기록을 보았는데, 오늘 아침 오현우한테서 전화가 걸려왔었다. 그중 하나는 전화를 받았고 9초 동안 통화를 했었다.
아주 단호하게 전화를 끊었는데 생각하지 않아도 누가 한 짓인지 알 수 있었다.
강유나는 참지 못하고 "미친놈"이라고 중얼거렸다. 그때, 밖에서 노크소리가 들렸고 누군가 들어왔다.
그녀는 진영재인 줄 알고는 머리도 들지 않고 원망했다.
"누가 내 전화받으라고 했어, 너..."
하지만-
"어때요?"
그 소리에 강유나가 멍하니 고개를 들어보았는데 오현우가 허둥지둥 달려온 것이었다.
진영재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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