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재는 분을 참지 못하고 휴대폰을 책상 위에 거칠게 내던졌다.
‘좋아, 아주 좋아! 두 아들놈이란 하나같이 제 아비를 눈곱만큼도 안중에 두지 않고, 아주 작정하고 나를 화병으로 보내려 드는구나!’
멀쩡한 회사가 그들 손에 들어가면 얼마 지나지도 않아 거덜 날 게 뻔했다.
이걸 대체 어쩌면 좋단 말인가.
박지헌을 홧김에 내쫓고 나니, 남은 박재헌은 또 영 미덥지 않았다. 설마 이대로 두 눈 뜨고 이정 그룹이 남의 손에 넘어가는 꼴을 지켜봐야 한단 말인가?
절대 그렇게 둘 수는 없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박재헌보다는 박지헌이 그래도 좀 더 다루기 쉬운 편이었다. 결국 어떻게든 박지헌을 다시 불러와 회사 경영을 맡겨야 했다. 정 안 되면 그때 가서 지분을 조금 더 얹어주면 될 일이었다.
강하나와 단정우가 촬영 현장에 함께 나타나자 스태프들의 눈빛이 유독 묘했다.
사실 예전부터 두 사람이 붙어 다닐 때마다 주변 사람들의 눈길은 늘 의미심장했다. 두 사람 사이에 특별한 게 있어서라기보다는 멋진 남녀가 자꾸 붙어 다니면 자연스럽게 상상력을 자극하기 마련이었다.
특히나 단정우와 강하나는 평소에도 스캔들이나 구설수가 전혀 없던 사람들이었다. 서로가 아닌 다른 사람과는 거의 어울리지 않고 늘 혼자 다니는 모습이었기에 더욱더 오해를 사기 쉬웠다.
하지만 예전에 강하나는 그런 시선을 한 번도 신경 쓴 적이 없었고 그래서 전혀 알아차리지도 못했다.
그런데 오늘은 달랐다. 그녀는 이제 단정우의 정체를 알았고 그가 자신에게 마음이 있다는 사실까지 알아버렸다. 그래서인지 그에 대한 관심과 의식이 더욱 예민해졌다.
현장에 들어서자마자 스태프들의 그런 눈빛을 보자마자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무의식중에 강하나는 슬그머니 단정우에게서 몇 걸음 떨어졌다.
단정우는 그런 그녀의 모습을 눈치챘지만 아무 말 없이 그대로 두었다.
오히려 촬영이 진행되는 내내 평소와 전혀 다르지 않은 태도로 그녀를 편안하게 만들어 주었다.
덕분에 강하나는 긴장을 풀고 어느새 평소의 자신을 되찾았다.
오후 1시가 조금 넘어 스태프들이 점심을 먹으러 흩어졌고 강하나 역시 나가서 식사를 하려던 참이었다.
‘그래, 신혁민.’
그러고 보니 그는 이미 자신의 정체를 솔직히 밝혀줬다. 어린 시절의 친구 신혁민이라고 분명히 말했는데 그녀는 그 사실을 인지하면서도 자꾸만 그를 완벽한 남자인 단정우로만 여겼다.
사실 무리도 아니었다. 외모뿐 아니라 성격까지 완전히 달라졌으니 말이다.
과거의 신혁민은 낯을 심하게 가리고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할 정도로 내성적이었다. 학교에서는 심한 따돌림까지 당했고 유일한 취미라고는 길고양이나 유기견을 돌보는 정도였다.
그런 그를 강하나가 괴롭힘에서 구해준 이후로 둘은 어느새 둘도 없는 친구가 되었다.
그 시절 두 사람은 정말 얼마나 친했던가.
아무 말이나 거리낌 없이 나눌 만큼 각별한 사이였고 심지어 강하나는 그의 앞에서 여자라는 체면마저 내려놓고 자기 내면의 어두운 모습까지 다 털어놓았었다.
그때를 떠올리자 강하나의 볼이 저절로 발갛게 물들었다.
“그때 일... 설마 아직 다 기억하고 있는 건 아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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