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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끝에서 널 찾을게 นิยาย บท 6

쓰레기봉투 안에는 깨진 액자와 갈기갈기 찢어져 있는 두 사람의 사진이 한가득 들어있었다. 행복한 듯 웃고 있는 박지헌의 얼굴은 특히 더 많이 찢겨 있었다.

심각한 눈빛으로 쓰레기봉투 안을 확인한 박지헌은 분노를 애써 참으며 음산한 목소리로 물었다.

“누가 이랬습니까?”

“대표님, 이 집에서 두 분 사진을 건드릴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요. 대표님과 사모님밖에는...”

도우미의 말에 액자를 쥔 박지헌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날카로운 유리 파편들이 살을 찌르고 있는데도 그는 아무런 감각도 느끼지 못하는 듯 아프다는 말 한마디 없었다.

“고작 며칠 곁에 없었다고 이렇게 화풀이를 해? 유 집사님, 지금 당장 사람들을 불러 이 나무 원위치시키세요. 그리고 웨딩숍에 연락해 다시 사진을 뽑고 새 액자에 넣어 침실에 걸어놓으세요.”

“네, 알겠습니다.”

유 집사가 고개를 끄덕였다.

“하나는 지금 방에 있습니까?”

“사모님께서는 방금 외출하셨습니다.”

박지헌은 무섭게 가라앉은 얼굴로 수중에 있는 반지를 보더니 이내 손민재에게 전화를 걸었다.

“손 비서, 지금 당장 서해 빌딩 총책임자한테 전화해서 오늘 저녁 빌딩을 통째로 빌리겠다고 전해.”

그 말에 손민재가 조금 난감한 목소리로 답했다.

“대표님, 최근 한 달 지출이 너무 많았던 터라 현재 사용 가능한 예산이 얼마 없습니다. 그러니...”

“비용문제는 걱정하지 마. 내 개인 계좌에 있는 돈으로 지불하면 되니까.”

“네, 알겠습니다.”

박지헌은 전화를 끊은 후 곧바로 강하나에게도 전화를 걸었다.

같은 시각, 강하나는 택시를 타고 느긋하게 공항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때 벨 소리가 울리고 그녀는 발신자를 보더니 담담한 얼굴로 전화를 받았다.

“지금 이게 어떻게 된 상황인지 내가 납득할 수 있게 설명해봐.”

잔뜩 가라앉은 목소리가 박지헌의 들려왔다.

강하나는 그의 말이 무척이나 우스웠지만 소리 내 웃지는 않았다.

“뭘 설명하라는 거야?”

“하나야.”

박지헌이 한숨을 한번 내쉬었다.

“요 며칠 회사일 때문에 너한테 소홀했다는 거 알아. 그건 정말 미안하게 생각해.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우리 사랑의 결실이나 다름없는 나무한테 화풀이하는 건 아니지. 지난 3년간 우리가 어떻게 키웠는지 벌써 잊었어? 그리고 웨딩 사진도 그래. 네가 생각해도 너무하다는 생각 안 들어?”

강하나의 눈에 눈물이 맺혔다.

“그것들을 말하는 거라면 나는 달리 할 말이 없어.”

“너...!”

박지헌이 미간을 찌푸렸다.

“차라리 대놓고 나한테 화를 내지 그랬어. 왜 아무런 죄가 없는 나무를 뽑고 사진을 훼손해? 이런 식으로 화풀이한다고 해서 해결되는 건 아무것도 없다는 걸 너도 잘 알잖아.”

“나는 화풀이를 한 게 아니야.”

‘아직 방으로 들어가지는 않았구나? 그러니 이런 말이나 하지.’

강하나는 박지헌이 방으로 들어가는 것보다 자신이 직접 얘기하는 게 더 빠를 거라고 생각해 다시 입을 열었다.

“지헌 씨, 방에...”

“잠깐만. 하나야, 내가 지금 급하게 처리해야 할 일이 생겨서 나중에 다시 전화할게. 너한테 소홀했던 건 내 잘못이 맞아. 그건 내가 따로 보상해줄게. 그러니까 화 풀고 나간 김에 바람이나 좀 쐬고 와.”

박지헌은 그녀의 말을 끊은 것도 모자라 대답도 듣지 않고 전화를 끊어버렸다.

강하나는 검은색 화면으로 돌아온 휴대폰을 한참 동안 아무 말도 없이 바라보더니 이내 등받이에 허리를 기대며 눈물이 흐르지 않게 얼굴을 위로 들어 올렸다.

“기사님, 음악 좀 틀어주실래요?”

주위가 너무 고요해 행여 심장이 부서지는 소리가 밖으로까지 새어나갈까 봐 그녀는 눈물을 꾹 참고 기사에게 말을 건넸다.

“라디오 틀어드릴게요.”

기사는 미소를 지으며 자주 듣는 라디오를 틀었다.

그런데 라디오에서 익숙한 누군가의 음성이 흘러나오는 순간 강하나의 몸이 티 나게 굳어버렸다.

“요즘 티비만 틀었다 하면 다은 씨 얼굴이 나오는 거 아세요? 새로운 드라마 퀸이 탄생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특히 며칠 전에 종영된 드라마에서는 남자주인공과의 케미도 엄청났잖아요. 이번 드라마로 시나리오가 또 잔뜩 들어올 텐데 이번에는 또 어떤 매력적인 작품에 투입될 예정이신지 얘기 좀 해주실 수 있으세요?”

사회자의 질문에 서다은이 웃으며 답했다.

“이건 아직 비밀이지만 특별히 얘기해드릴게요. 저 당분간 드라마 안 찍어요.”

그 말에 사회자가 흥미롭다는 듯이 물었다.

“호오? 혹시 이번 기회에 영화 쪽으로 나아가실 생각이신 건가요?”

“글쎄요? 하하하. 저 여기서 더 스포하면 매니저 언니한테 혼나요.”

서다은이 예쁘게 웃으며 애교를 부렸다.

하지만 강하나는 그러지 못했다.

그녀는 자기 눈앞에 알짱거리는 이물질 같은 것들을 가만히 두고 볼 수가 없었다.

게다가 부자들은 서로가 서로에게 도움이라도 됐지만 강하나는 일방적으로 도움이 되어주기만 했을 뿐 받은 거라고는 닭살스러운 말밖에 없었다.

그때 라디오에서 부산스러운 소리가 흘러나왔다.

“다은 씨, 괜찮으세요?”

“죄송해요. 머리가 조금 어지러워서...”

“머리요? 어떡하지...?”

사회자가 크게 당황하며 스태프를 라디오 부스 안으로 불러왔다. 그런데 그때 익숙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러게 내가 스케줄 많이 잡지 말라고 몇 번이나 말해?”

박지헌의 목소리였다.

강하나는 그 목소리에 저도 모르게 몸을 앞으로 기울였다.

‘그러니까 방금 나랑 통화하다가 급하게 끊은 게 서다은을 보러 가야 해서였어?’

갈기갈기 찢겨 진작에 상처투성이가 되어버린 마음이었지만 진지한 대화 중에도 머릿속으로는 온통 내연녀 생각밖에 안 했다는 것을 알게 되니 마음이 다시 한번 난도질당하는 기분이었다.

그렇게도 아끼던 나무가 뿌리째 뽑혔는데도, 두 사람의 소중한 웨딩 사진이 그렇게 사정 없이 찢겨 있는데도 박지헌은 그것들보다 서다은이 더 걱정됐던 것이다.

“그냥 용돈 좀 벌고 싶었던 것뿐이에요.”

서다은이 가녀린 목소리로 답했다.

“용돈은 무슨. 필요하면 나한테 얘기하면 되지. 나는 내 여자가 힘들게 일하는 꼴 못 봐.”

‘내 여자라...’

강하나의 심장에 또다시 통증이 일었다.

박지헌은 작년 강하나의 생일날 그녀를 꼭 끌어안으며 이렇게 말했었다.

“내가 사랑하고 아껴주고 싶은 여자는 오직 강하나뿐이야.”

이런 말을 해놓고 불과 1년도 안 돼 그는 심장의 주인을 바꿨다.

역시 남자들의 말은 믿을 게 못 된다.

그때 드디어 차량이 멈추고 기사가 말을 건넸다.

“도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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