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헌은 평소와 다른 필체로 사인하면 이혼 합의서의 효력이 떨어질지도 모른다는 얄팍한 생각으로 일부러 완전히 다른 필체로 사인했다.
“아이고, 마침내 사인했네요!”
박지헌이 사인하자마자 장 변호사는 기다렸다는 듯이 이혼 합의서를 가져가 서류 가방에 넣었다. 두 사람 중 한 명이 결정을 번복해 이혼 합의서를 찢을까 봐 걱정되었기 때문이다. 그럼 장 변호사는 헛수고를 한 셈이 된다.
박지헌은 힘껏 장 변호사를 노려본 후 뒤돌아 강하나에게 말했다.
“사인했으니까 이제 고소 취하해!”
강하나는 시선을 돌려 장 변호사를 쳐다보았고 그가 고개를 끄덕이는 것을 보고 나서야 작게 한숨을 내쉬며 굳은 얼굴로 경찰관 앞에 섰다.
“죄송한데 저 고소 안 하고 합의할게요.”
모든 과정을 지켜본 경찰은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인지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었다.
경찰은 동정 어린 눈빛으로 강하나를 쳐다보았다.
“합의하셔도 되지만 정말 잘 생각하신 거 맞아요? 일단 합의를 받아들이면 다시 고소를 하긴 어려워요.”
강하나는 경찰을 향해 고맙다는 듯이 웃어 보였다.
“알고 있어요. 번거롭게 해드려서 정말 죄송해요.”
“괜찮습니다.”
경찰은 강하나에 대한 인상이 좋았다. 그녀는 조사에 협조적이고 예의도 있었으며 지금 이런 결정을 내린 것도 어쩔 수 없는 이유가 있었다.
“그럼 조정실로 가시죠.”
한편 조정실로 들어서자마자 강하나를 발견한 서다은은 의기양양한 미소를 지었다.
사건의 진상이 밝혀져도 박지헌이 알아서 모든 것을 처리해 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서다은은 자신만만했다.
서다은은 당당하게 강하나의 맞은편에 앉아 그녀를 쳐다보다 옆에 앉은 박지헌에게로 시선을 옮겼다.
그러나 박지헌은 강하나에게 시선을 고정한 채 서다은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그 모습에 서다은의 미소가 딱딱하게 굳었다.
“서다은 씨가 절도를 저질렀다는 증거가 확실하고 본인도 절도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피해 당사자인 강하나 씨의 의견을 존중해 지금부터 조정을 진행합니다. 강하나 씨, 요구를 말씀해 주세요.”
강하나는 조정관을 향해 입을 열었다.
강하나는 박지헌의 말을 무시했다.
“배상금을 요구하는 건 지헌 씨에게 돈을 달라는 거랑 똑같잖아? 난 지헌 씨가 가지고 있는 더러운 돈은 욕심나지도 않아.”
강하나의 말에 박지헌은 갑자기 테이블을 주먹으로 내려쳤다.
“강하나! 정말 날 화병 나게 만들려고 그래?”
“조정관님.”
강하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조정관 옆으로 자리를 옮겼다.
“저 사람은 제 가족도 아니고 신발을 훔친 도둑의 가족도 아닌데 여기서 나가라고 하면 안 되나요?”
조정관은 싸늘한 눈빛으로 박지헌을 훑어보더니 입을 열었다.
“지금은 피해를 입은 당사자와 물건을 훔친 도둑 사이의 합의를 조정하는 중이니 조용히 하세요. 또 대화에 끼어들면 쫓아낼 겁니다.”
그리하여 박지헌은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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