ตอนที่ 17
제17장
October 31, 2026
고수혁은 잠시 말을 잃었다.
하지만 전화 너머 그의 얼굴에는 어렴풋이 미소가 띄워져 있었다.
“윤아야…”
그때 서윤아의 목소리가 전화 너머로 들려왔다.
“나 지금 병원 가는 중이에요. 맛있는 거 사 갈게요.”
직접 말은 하지 않았지만, 고수혁은 그녀가 말한 완전히 정리했다는 말이, 과거를 털어내고 새로운 시작을 할 준비가 됐다는 뜻인 걸 알았다.
그리고 자신을 받아들이기로 했다는 것도.
“그래, 조심히 와.”
고수혁 옆에는 고민지가 앉아 있었다. 그녀는 사과를 깎아 제 오빠에게 건넸는데, 고수혁은 그녀에게 눈길 하나 주지 않았다.
“오빠, 과일 좀 먹어.”
결국 고민지가 사과를 코앞에 내밀자 손으로 살짝 밀어내며 차갑게 대꾸했다.
“안 먹어.”
그때 병실 문이 열리며 서윤아가 들어왔다.
서윤아가 음식을 들고 들어오는 모습을 본 고수혁의 눈이 다정하게 빛났다.
고민지는 제 오빠의 얼굴이 온화해질 수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
하지만 그 온기는 오로지 서윤아만을 위한 거였다.
고민지가 서윤아를 슬쩍 노려보다가 아무 말 없이 병실을 나갔다.
서윤아는 그럼 고민지를 힐끔 보고는 고수혁에게 다가갔다.
“선배 동생 왜 저래요?”
그렇게 말하며 그녀는 음식을 침대 옆 탁자에 내려놓고, 고수혁의 이불을 정리해 주었다.
고수혁은 한쪽 눈썹을 살짝 올리며 말했다.
“사과 안 먹었다고 삐졌어.”
사 온 음식을 꺼내던 서윤아가 그 말을 듣고 고개를 슬쩍 저었다.
“겨우 그런 일로요? 오빠를 빼앗긴 거 같아서 그런 거겠죠.”
고수혁의 눈빛이 깊어 졌다. 그는 다정한 눈으로 서윤아를 바라봤다.
“네가 나보다 더 잘 아는 것 같은데?”
여자 마음은 여자가 더 잘 안다고, 서윤아의 눈에는 고민지의 질투와 짜증이 빤히 보였다.
고수혁은 고민지 얘기는 더 하고 싶지 않았고, 자연스럽게 말을 돌렸다.
“뭐 사 왔어?”
서윤아는 대답 대신 포장을 풀었다. 군침 돌게 하는 냄새가 병실에 퍼졌다. 그에 고수혁이 말했다.
“만둣국이네?”
냄새만으로 맞춘 걸 보고 서윤아가 신기한 듯 물었다.
“자주 먹나 봐요?”
“그런 건 아니고, 어렸을 때 좋아했거든.”
서윤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에게 그릇을 건넸다. 하지만 고수혁은 손도 내밀지 않고 그녀를 가만히 쳐다보기만 했다.
“왜요?”
서윤아가 고개를 갸웃하자 고수혁이 자신의 다친 손을 한 번 보고 서윤아에게 시선을 돌렸다.
하지만 서윤아는 그 뜻을 알아채지 못한 듯했다. 결국 고수혁이 직설적으로 말했다.
“손이 불편해서 혼자 먹기 힘들어. 먹여줘.”
서윤아는 순간적으로 반박하려다 진지한 고수혁의 얼굴을 보고 할 말을 잃었다.
사실 고수혁이 다친 것도 결국 자신 때문이니, 그 정도는 해줄 수 있을 것 같았다.
다친 손으로 알아서 먹으라 하는 것도 좀 매정한 것 같고.
결국 그녀는 말없이 국을 한 숟가락 떠서 후후 불고 그의 입에 넣어줬다.
고수혁이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고. 그를 본 서윤아는 그가 연기를 한 게 아닐까 의심이 들었다.
그때, 방금까지 맑았던 하늘에서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소나기는 점차 폭우가 되어 쏟아지기 시작했고, 저 멀리 천둥소리가 요란하게 내리쳤다.
그 소리에 숟가락을 들고 있던 서윤아의 손이 살짝 떨렸다.
하지만 내색하진 않고 계속 고수혁에게 만두를 먹여줬다.
하지만 서윤아에게서 눈을 떼지 않는 고수혁은 그 잠깐을 놓치지 않았다.
그는 눈치도 빨라서, 저번에 비 오는 날 서윤아를 만났을 때 그녀의 상태가 조금 이상했던 게 떠올랐다.
겁먹은 것 같기도 하고, 어딘가 정신이 팔린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고수혁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비 오는 날 무서워해?”
그가 자신의 약점을 알아챘음에도 서윤아는 크게 놀라지 않았다.
아무리 괜찮은 척해도 마음 깊은 곳에 있는 두려움은 숨기지 못했다는 걸 알고 있었다.
“…네.”
남의 아픈 곳을 들추는 것 좋지 않았지만, 어떤 상처는 그래도 언젠간 마주해야 한다.
안 그러면 상처가 곪아서 더더욱 지워지지 않을 흉터로 남을 테니까.
고수혁이 무언가 말하려고 했는데, 서연아가 더 빨랐다.
“저도 고민 많이 해봤는데, 트라우마라는 게 쉽게 지워지는 건 아니더라고요. 나름대로 노력해 봤지만, 그래도 그 비 오는 날은 잊을 수가 없어요.”
만약 부모님이 자신을 위한다고 놀러 나가지 않았다면, 지금쯤 각자 행복하게 가정을 꾸리고 살았을지도 모른다.
자신은 가끔 아빠 집에 놀러 가거나, 엄마의 집밥이 그리워 만나러 갈 수 있었을지 모른다. 어쩌면 새 동생이 생겼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 모든 건 자신 때문에 일어날 수 없는 일이 됐고, 부모님의 삶은 비극으로 끝이 나버렸다.
서윤아의 얼굴 위로 후회가 스쳐 지나갔다. 그 뒤로 고수혁은 이 얘기를 더 꺼내지 않았다.
그렇게 2주 뒤, 고수혁은 겨우 퇴원할 수 있었다 물론 의사는 무리한 운동은 금물이라고 신신당부했다.
그 뒤로 서윤아와 고수혁은 종종 공원에 산책을 나가거나, 집에서 같이 영화를 보며 지냈다.
그러다 서윤아가 고수혁 방에 있는 피아노를 발견했다. 그녀가 피아노에 관심을 보이자 고수혁이 그녀에게 피아노를 가르쳐 주겠다고 했다.
그렇게 고수혁은 박시훈의 방해 없이 천천히 서윤아에게 다가갔고, 함께하는 시간이 쌓여가며 두 사람의 사이는 점차 가까워졌다.
그러던 어느 날, 고수혁이 서연아에게 한 가지 부탁을 했다.
처음 서연아는 멍하니 고수혁을 바라보며 대체 무슨 부탁이길래 그러나 고민했다.
하지만 걱정이 무색하게도 고수혁이 다정한 목소리로 말했다.
“윤아야, 나한테 춤 가르쳐 줄 수 있어?”
생각도 못 한 말에 서윤아가 당황한 얼굴로 고수혁을 바라봤다.
그에서윤아가크게숨을들이쉬며
고수혁은서윤아를운전석에앉히고꼼꼼히안전벨트를
서윤아는떨리는손으로핸들을꽉크게숨을
그렇게한시간이서윤아는여전히시동조차걸지
고수혁은서윤아의이마에흐르는땀과창백해진얼굴을보고마음이결국그는자신의안전벨트를풀고서윤아에게로몸을
몸에긴장그냥운전할뿐이라고이번에못해도이렇게용기를낸것만으로도
서윤아는고수혁의나긋나긋한말에
그리고무언가대답하려고고개를돌리려는고수혁과입술이
고수혁의서늘한얼굴은애정이묻어나면그누구보다다정하게
입을맞추고도서윤아가피하지고수혁이그대로몸을그녀를향해숙이며더가까이
그리고그녀가허락해주길나아가마음을고백해
순간차안의공기가서윤아는어쩐지숨이차는것머릿속이저도모르게고수혁의입술에제입술을흐릿한머릿속에서욕망과이성이팽팽하게
이내서윤아는번뜩정신을차리고이상황을벗어나려고
심장이미친듯이
두사람사이의사랑은온화하기만어쩐지심장은터질것만고수혁이닿은곳마다열이나는것제몸이말을듣지이성이자꾸만
서윤아와고수혁은때와장소를가릴줄여기서더이상감정을주체하지못하면안된다고지금여기는더이상넘지말아야할선이
게다가서윤아는아직고백에대한답을하지
고수혁은원하는분위기를이끌어낸것에만족하고넘지말아야할선이
그가돌연조수석등받이에기대며숨을크게들이마시며머릿속에떠오르는온갖음흉한생각을지우려
그리고서윤아에게다시운전대를잡아보라며
서윤아는자신의꼴이엉망이된걸알아채고괜히옷주름을툭툭피는그리고민망함에헛기침을하고
하지만차는고작정도밖에나아가지서윤아가급하게브레이크를밟고또다시마음을가다듬기위해한참을앉아
옆에있던고수혁은그녀가이렇게까지힘들어하는걸보며그만두자고할까그리고그갑자기폭우와함께콰르릉천둥소리가울려
그소리에서윤아는질식할것처럼숨을쉴수순식간에물력감에잡아먹혀목적도이성도그저본능적으로자신이안전하다고느낄수있는곳으로몸을숨기고
그녀는눈을꼭감고손을벽이든뭐든붙잡고버틸만한것이
식은땀이머리카락을푹그럼에도그녀는눈을꽉감은채안전한곳으로몸을숨기려천둥소리는여전히찢어질듯당장이라도이곳에서도망치고
그렇게얼마나서윤아는문득자신의몸이무언가에묶인듯움직일수없다는걸
하지만그게무엇이든그녀는그저기댈곳이자신을붙잡아둔그것에몸을
천둥은금세
서윤아는조금씩정신이조금진정이되며감각이돌아왔을자신의이마를어루만지는온기가온몸을감싼온기가선명하게서윤아는그제야자신이고수혁에품에안겨있다는걸
서윤아는비오는날의공포를덜어낼방법은기절하는방법밖에없다고
하지만그의손길이지나간곳마다아직도따스함이남아그순간서윤아는자신의고칠수없을것같았던상처가이겨낼수있는것이라
고수혁이함께있어만자신은치유받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