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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연기자 นิยาย บท 26

아직 문 앞까지 가지도 않았는데 벌써 허머 SUV 한 대가 마당 앞에 서 있는 게 보였다.

방우혁은 앞으로 다가가 더 자세히 보다가 입구에서 선글라스를 낀 여성을 발견했다.

긴 머리를 늘어뜨린 채 몸에 착 달라붙는 올블랙 의상을 입은 여자가 마당 안을 힐끗거리며 살펴보고 있었다.

여자는 키가 크고 늘씬한 데다 특히 상체 라인이 빼어나 옷 단추까지 팽팽했다.

“누구 찾아?”

방우혁은 고기만두를 한입 뜯어 물며 물었다.

“실례지만 혹시 방우혁 씨가 여기 살고 계시는가요?”

여자는 선글라스를 벗으며 품위 있는 말투로 물었는데 드러난 얼굴은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로 아름다웠다.

“내가 방우혁이야.”

여자에 비해 방우혁은 그다지 품위 있지 않았다.

방우혁은 여전히 입안에 만두를 넣은 채 흐릿한 발음으로 대꾸했다.

“당신이 방우혁 씨라고요?”

여자는 살짝 놀란 듯 눈을 휘둥그레 떴다가 이내 태연하게 다시 입을 열었다.

“방우혁 씨, 안녕하세요. 저는 진경수의 손녀, 진가혜라고 해요. 할아버지께서 저를 시켜 완벽보신 내단 열여덟 갑을 보내드리라고 하셨습니다.”

“완벽보신 내단이라고?”

방우혁은 그 말에 순간 멈칫하다가 이내 진경수의 고약한 취미를 떠올렸다.

진가혜는 운전기사에게 트렁크에서 요수 내단 열여덟 갑을 꺼내도록 지시했다.

“이거 2층으로 옮기세요.”

방우혁이 조용히 말했다.

기사가 내단을 옮기는 동안, 진가혜는 조용히 방우혁을 관찰하고 있었다.

‘이 사람이 할아버지가 말한 진씨 가문의 귀인이자 은인이라고? 너무 어린데? 그냥 중학생이잖아?'

할아버지는 어려운 일이 생기면 반드시 방우혁에게 조언을 구하라고 하셨다.

그런데 아무리 봐도 방우혁은 진가혜에게 도움이 될 것처럼 보이지 않았다.

“시간 참 빨리 가네. 어느새 너도 이렇게 컸네.”

방우혁은 감탄하듯 진가혜를 바라봤다.

지난번에 봤을 때, 진가혜는 겨우 돌 지난 아기였다.

그러나 방우혁의 말은 진가혜의 귀에 전혀 다르게 들렸다.

진가혜의 얼굴이 순간 화끈해지며 살짝 화난 모습을 보였다.

“방우혁 씨, 예의를 지켜주세요.”

진가혜는 순간 자기가 사람을 잘못 찾은 게 아닌지, 이 사람이 진짜 할아버지가 말한 사람이 맞는지 의심이 들었다.

‘이런 양아치 중학생이 진짜 할아버지가 말한 그 방우혁이란 말인가?’

방우혁은 가볍게 웃으며 오해를 풀려고 했다.

“나랑 네 할아버지는 오래된 친구야.”

오래된 친구라니, 진경수는 올해 여든셋이었다.

진경수의 친구가 아니라 아무리 봐도 방우혁은 진경수 앞에서 꼬마에 불과했다.

‘입만 열면 헛소리하고 속도 시커멓고 예의도 없고... 대체 이런 인간을 할아버지가 왜 그렇게까지 중하게 여기신다고?'

진가혜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하지만 명문대가에서 자란 진가혜는 표정 하나 흐트러뜨리지 않았고 여전히 교양 있는 분위기를 풍겼다.

“방우혁 씨, 그럼 우리 할아버지를 언제 처음 만나셨나요?”

“음... 대략 80년 전? 아, 정확히 말하면 78년 전이겠네.”

방우혁의 손에는 어제 뜯은 신선한 채소가 한 봉지 들려 있었다.

“이거 내가 직접 키운 채소야. 완전 유기농이거든. 농약 하나도 안 쳤어. 가져가서 먹어.”

방우혁이 태연하게 채소를 내밀자 진가혜는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천천히 받아들였다.

“고마워요.”

“그리고 이 향주머니도 가져가. 마음을 차분하게 해주는 효과가 있어.”

방우혁은 주머니에서 마포로 만든 작은 향주머니를 꺼내 건넸다.

진가혜는 또다시 웃으며 감사 인사를 전했고 자리를 떠났다.

그리고 차에 오르자마자 마음을 다잡기 위해 몇 번이고 호흡을 가다듬었다.

“이게 무슨 향주머니야?”

진가혜는 방우혁이 준 향주머니를 코에 대고 냄새를 맡았다.

하지만 꽃향기는커녕 약재 냄새가 확 올라왔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한번 맡자 마음이 한결 편안해졌고 조금 전까지 쌓였던 짜증이 눈 녹듯 사라졌다.

진가혜는 옆자리의 채소 봉지를 보며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 한참을 망설였다.

‘도대체 이 사람 정체가 뭐지?'

출발하기 전에 진가혜는 할아버지에게 방우혁의 정보를 물었지만 진경수는 정면으로 대답하지 않고 그저 한 마디만 남겼다.

“네가 직접 알아봐.”

‘대체 어떻게 알아보란 거야?'

진가혜는 아무리 생각해도 방우혁과 정상적으로 교류할 수 없을 것 같았다.

“됐고, 업무나 하자.”

진가혜는 고개를 저으며 잡념을 떨쳐내고 앞에 놓인 서류를 펼쳐 자세히 읽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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