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말에 송성진의 두 눈이 붉어지고 눈물이 솟구쳤다.
그는 손을 뻗어 심유정의 소매를 잡아당기며 낮은 목소리로 애원했다.
“유정아, 내가 잘못했어. 다음부턴 멋대로 따라오지 않을 테니까 쫓아내지 마...”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쳐다보는 것을 느낀 심유정은 그와 실랑이를 벌이고 싶지 않아 도시락을 발밑 쓰레기통으로 던져버렸다.
“그렇게 도시락이 아까우면 앞으로 나한테 주지 마.”
그렇게 말한 후 그녀는 자신을 잡고 있던 송성진의 손을 뿌리치고 차가운 얼굴로 돌아섰다.
심유정이 떠나는 모습을 본 송성진은 순간 당황한 나머지 버려진 도시락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황급히 뒤쫓아갔다.
한편 온서빈과 정소율은 이미 식당에 도착했고 온서빈은 먼저 주문을 마친 뒤 정소율에게 메뉴판을 건넸다.
“다음 주에 회사에서 파티를 여는데 가족들도 올 수 있어. 올 거야?”
“당연히 가야지.”
정소율은 고개를 끄덕이며 주문을 마치고 옆에 서 있던 웨이터에게 메뉴판을 다시 건네주었다.
“남들 다 짝지어 다니는데 당신 혼자 외롭게 둘 수는 없잖아. 이미 초대까지 했으니까 내가 특별히 같이 가줄게.”
온서빈이 퉁명스럽게 그녀를 바라보다가 잠시 멈칫했다.
“됐어. 싫은데 억지로 올 필요 없어. 다른 사람이랑 가면 돼.”
그렇게 말하며 실제로 휴대폰을 꺼내 다른 사람에게 메시지를 보내려는 제스처를 취하자 그 말을 들은 정소율은 온서빈을 더욱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그냥 아무렇지 않게 한 말인데 가족으로서 내 신분을 박탈하려고? 참 잔인하다.”
두 사람은 웃고 농담하며 식사를 마쳤고 다시 사무실로 돌아왔을 때 심유정은 이미 자리를 떠난 뒤였다.
“서빈아, 왜 여기 혼자 있어?”
심유정의 얼굴에는 미소가 번졌고 온서빈을 바라보는 눈빛에는 깊은 사랑이 담겨 있었다.
“정소율 씨는 같이 안 왔어? 봐, 내가 재벌가 딸들은 진심이 아니라고 했잖아. 너랑 같이 파티에도 안 오네.”
온서빈은 표정 하나 바뀌지 않고 그녀에게 눈길도 주지 않은 채 자리에서 일어나 가려는데 그가 움직이자마자 심유정이 함께 자리를 옮겼다.
한참을 대치하던 끝에 온서빈이 짜증스러운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할 말 있으면 빨리 해.”
퉁명스러운 그의 말에 심유정의 얼굴이 일그러지며 어색한 미소로 입을 열었다.
“서빈아, 네가 없는 동안 정말 많이 생각해 봤어. 예전엔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송성진이라고 생각해서 너에게 상처를 준 건 미안해. 네가 떠난 5년 동안 너를 잃은 아픔이 송성진이 떠났을 때보다 훨씬 더 컸다는 걸 깨달았어. 그제야 내가 널 좋아하고 송성진에겐 그저 미련이 남았던 거라는 걸 깨달았어. 서빈아, 나한테 다시 한번 기회를 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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