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순간, 강서윤은 눈을 번쩍 뜨며 위를 올려다보았다.
눈앞은 아직 흐릿했지만 문 앞에 서 있는 사람을 보자마자 곧 차분함을 되찾았다.
“아까 이미 회진 돌았잖아요. 왜 또 오신 거죠?”
그녀의 얼굴에는 약간의 불만이 서려 있었다.
그 말을 듣자 장수연은 속으로 콧방귀를 뀌었지만 억지로 공손한 태도를 유지했다.
“강 대표님, 괜한 오해는 하시지 마세요. 단지 대표님께서 또다시 상한 음식을 드시지 않을까 걱정돼서 왔어요.”
그렇게 말한 뒤, 장수연은 빠르게 다가갔다.
“아직 몸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으니까 매운 음식이나 자극적인 건 피하세요.”
“격한 운동도 하지 마시고요.”
“항상 심신의 안정을 유지하는 게 중요합니다.”
장수연은 일방적으로 주의 사항을 쏟아냈다.
그러자 강서윤은 조롱하듯 장수연에게 물었다.
“뭐죠? 병원에서 환자에게 설명해야 할 걸 깜빡한 건가요?”
“병원에 문제가 생기니까 이제야 뒤늦게 와서 떠드는 거예요?”
그녀의 날카로운 지적에 장수연의 표정이 순식간에 굳어졌다.
그리고 강서윤은 그런 장수연을 더욱 비꼬듯 웃었다.
“이제 와서 수습하려는 건가 보네요.”
강서윤의 날카로운 말에 장수연의 기세도 한순간에 약해졌다.
“그만하십시오.”
그때, 옆에서 지켜보던 허남준이 더 이상 듣고만 있을 수 없다는 듯 앞으로 나섰다.
장수연은 더 말을 하려다 허남준이 자신을 가볍게 잡아끄는 바람에 한 걸음 물러섰다.
“강 대표님, 이번 일은 분명 병원 측의 실수입니다.”
“부디 다시 한번 기회를 주셨으면 합니다.”
그의 태도는 진지하고 정중했다.
그 모습을 보고 장수연은 살짝 눈살을 찌푸리며 작은 목소리로 뭐라고 중얼거렸다.
그리고 강서윤은 가볍게 그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허 선생님, 당신은 명의잖아요. 그런데 어떻게 이런 실수를 저지를 수 있죠?”
“아니면 혹시 저한테만 일부러 이러는 건가요?”
말을 마친 그녀의 입꼬리는 천천히 올라갔는데 마치 승리를 선언하는 듯한 표정이었다.
허남준은 순간 미간을 찌푸렸다.
설마 강서윤이 이렇게 나올 줄은 예상도 하지 못했기 때문에.
장수연 역시 기분이 상한 듯 미간을 찌푸린 채 입을 열었다.
이제 자신은 그에게 단순한 환자일 뿐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허 선생님, 아까 병원에 기회를 달라고 하셨죠?”
“좋아요. 저도 기회를 드릴게요.”
강서윤은 천천히 미소를 지었다.
“석진이가 요즘 바쁘거든요. 그러니 앞으로 허 선생님이 저를 잘 돌봐 주세요.”
그녀는 말끝을 흐리더니 곧 눈을 감고 몸을 기대며 쉬려는 태도를 취했다.
그 말을 들은 허남준은 순간적으로 멍해졌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이번 일은 분명 자신의 책임이 맞았다.
결국, 하는 수 없이 허남준은 묵묵히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푹 쉬세요.”
그렇게 말한 뒤, 그는 조용히 병실을 나섰다.
쾅!
병실 문이 닫히자, 강서윤은 천천히 눈을 떴다.
그러나 그녀의 눈동자는 공허했고 어딘가 씁쓸해 보였다.
이런 상황에서 강서윤은 허남준이 해준 음식을 한 번만 더 먹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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