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연이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
“스승님, 왜 오늘도 오셨어요?”
장수연은 자신이 말실수했다는 것을 깨달았지만 말을 바꾸기에는 너무 늦어 고개를 숙인 채 제자리에 서 있을 뿐이었다.
허남준은 한숨을 쉬었다.
“됐어, 더 말하지 않을게. 먹을 거 가져왔어.”
허남준이 이렇게 말하자 장수연은 곧바로 미소를 지었다.
그녀가 캔을 가져갈 무렵 갑자기 류민희가 문을 두드렸다.
다시 허남준과 마주친 그녀는 살짝 놀라는 눈치였지만 이내 정신을 차렸다.
“허남준 씨, 서윤이 빨리 퇴원시킬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요?”
류민희가 진지한 눈빛을 한 채 단도직입적으로 묻자 허남준은 미간을 찌푸렸다.
“왜 지금 퇴원하려는 거죠? 아직 부상이 낫지 않았어요.”
의사의 입장에서 봤을 때 강서윤은 지금 퇴원해서 좋을 게 없었다.
류민희도 이 사안의 위험성을 당연히 알고 있었지만 지금 당장은 부득이하게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
“허남준 씨, 부탁드릴게요.”
류민희는 감정이 격해진 나머지 눈시울이 붉어지기 시작했지만 허남준은 묵묵히 그녀를 바라보고만 있었다.
그러다 결국엔 고개를 끄덕였다.
“하나 있긴 한데 상황이 좀 특별합니다.”
허남준의 말이 끝나자 류민희는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허남준 씨, 하루면 돼요.”
그녀의 말에 허남준 역시 수상하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얼굴을 찡그렸다.
“류민희 씨, 저도 의사로서 당신이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 알 권리가 있습니다. 그게 아니면 도와드릴 수가 없습니다.”
허남준이 말하자 류민희가 무기력한 표정을 내비쳤다.
“이사회에 일이 생겨서 서윤이가 모습을 드러내야 해요.”
류민희의 말에 허남준은 살짝 놀란 눈치였다.
“강서윤 씨가 동의했습니까?”
강서윤은 금세 모든 걸 이해했다.
류민희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사회 쪽에서 제대로 움직일 생각인 것 같아.”
이메일만 봐도 이사회의 분노가 느껴졌다.
그 생각에 류민희는 옆에 있는 허남준을 흘깃 쳐다보았다.
“부탁드려요. 허남준 씨.”
강서윤은 조금 당황한 듯 무의식적으로 얼굴을 찡그렸다.
“뭘 하려는 거예요?”
강서윤이 경계심 가득한 눈빛을 보내자 허남준은 싸늘한 얼굴로 말했다.
“병원에서 하루 정도는 외출을 허락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환자의 의사도 존중합니다.”
그렇게 말한 후 허남준은 강서윤에게 서류를 건넸다.
“봉합하면 일시적으로 다리를 움직일 수 있지만 며칠 동안 통증이 있을 수 있고 향후 치료에서 영향을 미칠 겁니다. 병원을 나가지 않는 게 제일 좋겠지만 나간다면 휠체어를 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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