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희진이 조심스럽게 문을 두드렸다.
“누구요?”
안에서 중년 사내의 목소리가 들려오더니 곧 문이 열렸다.
“무슨 일로...”
사내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안에서 부인이 달려 나왔다.
“어머나, 선비님은 어쩌다 이렇게 되신 겁니까? 어서 안으로 드시지요.”
선우진의 몰골을 본 남녀는 놀라 허둥지둥 두 사람을 안으로 들였다.
강희진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이미 맥을 못 추는 선우진을 보고는 문턱을 넘었다.
방은 크지 않았고 귀한 살림살이는 눈에 띄지 않았지만 정갈하고 따뜻한 기운이 감돌았다.
부엌에선 밥 짓는 냄새가 은근히 풍겨 나왔다.
감상에 젖을 틈도 없이 강희진은 선우진을 조심스레 부축해 침상에 눕혔다.
“서방님, 어서 장 의원 좀 모셔 오세요.”
부인이 서둘러 사내에게 일렀다.
“알겠소!”
사내는 두말없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곧장 발길을 돌렸다.
“잠깐만요!”
강희진이 놀란 듯 얼른 그를 불러 세웠다.
겉으론 인상도 좋고 인심도 넉넉해 보이지만 사람 속은 함부로 단정할 수 없는 일이었다.
무엇보다 선우진은 아무에게나 정체를 드러낼 수 없는 인물이었고 그를 아는 이가 적을수록 그만큼 위험도 덜했다.
강희진은 최대한 차분하게 입을 열었다.
“해도 저물었으니 굳이 의원을 부르러 가시지 않아도 됩니다. 그저 따뜻한 물이랑 깨끗한 천, 혹 금창약이 있으시다면 그것으로도 족합니다.”
“알겠습니다.”
부인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방에서 나갔다.
“두 분은 혹시 경성에서 오셨소?”
방혜란은 안색이 좋지 않은 선우진이 걱정되었는지 노만복을 재촉하며 방을 나섰다.
방 안은 순식간에 고요해졌다.
선우진은 눈을 감은 채 누워 있었고 고통으로 얼굴이 잔뜩 일그러져 있었다.
강희진은 주저하지 않고 곧장 그의 소매를 걷어 올렸다.
살점이 벌어져 피가 흘러내리는 상처는 보기만 해도 눈살이 찌푸려졌다.
그토록 깊은 상처를 입은 채 들짐승과 싸우고 또 물속에 몸을 던지다니, 어떻게 살아남은 건지 믿기지 않을 지경이었다.
아마도 서로를 도우며 여기까지 왔다는 그 마음 때문이었을까.
강희진은 선우진을 바라보며 코끝이 시큰해졌고 문득 그가 안쓰럽게 느껴졌다.
“조금만 참으시옵소서.”
그녀는 전생에 어머니와 함께 강씨 집안 사람들에게 자주 구타를 당하곤 하였다. 그때마다 상처를 손수 돌보아야 했기에 비록 깊이 배운 바는 없어도 기본적인 치료는 익숙하였다.
강희진은 천을 물에 적셔 선우진의 상처 주변에 맺힌 피를 조심스레 닦아내고는 약을 정성스레 발라 새로 준비한 깨끗한 천으로 감싸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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