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러운 비명이 울려 퍼졌다. 그와 동시에 손에 들고 있던 단검이 바닥에 떨어졌고 방금 전까지만 해도 사납게 덤벼들던 사내는 거세게 걷어차여 땅바닥에 나뒹굴었다.
아직도 사태를 파악하지 못한 채 우왕좌왕하던 무리 주위로 어느새 검은 옷을 입은 그림자 호위들이 빽빽하게 포위망을 좁혀왔다.
그들 중 선두에 선 호위무사가 빠르게 다가오더니 선우진 앞으로 나아가 몸을 낮췄다.
“폐하.”
호영의 목소리는 거의 속삭임에 가까웠다.
“늦었군.”
그는 고개를 숙인 채 조용히 처분을 기다렸다.
선우진은 고개를 들지도 않은 채 시선만으로 그 농부 행세를 하던 사내들을 꿰뚫듯 바라보았다.
“궁에 돌아가서 곤장 서른 대 맞도록 하라.”
차갑게 한마디를 던진 선우진은 소달구지에서 가볍게 몸을 날려 내렸다.
한참을 멍하니 서 있던 강희진도 뒤늦게 정신을 차리고는 급히 그의 뒤를 따랐다.
그제야 알 수 있었다. 선우진은 이미 일찌감치 사람을 보내 도움을 청해 두었던 터였다.
어찌나 은밀하게 움직였던지 강희진은 지금에야 그 사실을 깨달았다.
천만다행이었다. 그들이 조금만 늦게 도착했다면, 어쩌면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벌어졌을지도 모른다.
선우진과 강희진은 쓰러져 있는 무리 앞에 다가가 멈춰 섰다.
그제야 이들이 보통 인물이 아님을 알아챈 무뢰배들은 겁에 질린 얼굴로 바닥에 머리를 박기 시작했다.
“잘못했습니다, 나리! 제발 목숨만은 살려주십시오!”
“너희 전부 저자가 불러온 것이냐?”
선우진은 고개를 약간 젖혀 그들을 데려온 달구지꾼을 아래로 내려다보았다.
그 사내는 한쪽 구석에 웅크린 채 무릎을 꿇고 있었다. 달구지꾼을 언급하자 덜덜 떨기 시작하더니, 이내 손을 들고 고개를 조아렸다.
“예, 예! 맞습니다! 두 분께서 금비녀를 내놓는 걸 보고 욕심이 난 모양입니다. 우린 그냥 근처 일거리나 하던 사람들이고, 같은 마을 출신이라 정에 끌려 한 번 도와준 것뿐입니다. 제발, 제발 한 번만 살려주십시오. 집에는 칠십 넘은 어머니가 계십니다...”
사내는 울먹이며 말했고 급기야 선우진의 다리를 붙잡으려 하자 그 옆에 있던 그림자 호위가 먼저 나서 그를 거세게 걷어찼다.
“제발 살려주십시오, 나리! 저희는 아무 짓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 칼도 그저 겁만 주려던 것이지, 감히 사람을 해칠 생각은 없었습니다!”
뒤쪽의 다른 이들도 일제히 따라붙어 고개를 조아렸다. 모두 겁에 질린 기색이 역력했다.
선우진은 조용히 달구지꾼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호영이 눈짓을 알아채고는 그 사내 곁으로 빠르게 다가가 덥석 잡아끌었다.
그는 이내 주위를 둘러보며 남은 자들을 훑어보았다.
그들은 이미 방금 벌어진 광경에 얼굴이 사색이 되어 있었고 눈이 마주치자마자 미친 듯 고개를 숙이며 머리를 바닥에 내리찍었다.
피가 맺혀도, 머리가 깨져도, 감히 그만두지 못했다.
“가자.”
선우진은 더는 말하지 않고 강희진을 안은 채 몸을 돌렸다.
그들은 호영이 준비해 둔 마차에 올랐다.
강희진은 창가의 발을 걷어 올리고 마지막으로 바깥을 바라보았다.
피투성이가 되어 바닥을 뒹구는 달구지꾼, 광기에 사로잡힌 듯 끊임없이 머리를 조아리는 무리.
그들의 비명과 울부짖음은 마차가 점점 멀어짐에 따라 서서히 사라져갔다.
“저자들이 우리를 덮칠 때, 움직임이 제법 정연하더구나. 손발이 그렇게 잘 맞는 걸 보면,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겠지. 게다가 일한다는 자들이 저리 날카로운 단검을 들고 다닐 리도 없고 말이다.”
선우진은 마차 안에서 등을 곧게 세운 채 앉아 강희진에게 설명을 건넸다.
“소첩, 명심하겠사옵니다.”

ความคิดเห็น
ความคิดเห็นของผู้อ่านเกี่ยวกับนิยาย: 대신 승은을 입은 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