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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승은을 입은 후 นิยาย บท 142

강희진이 문득 입을 열어 숙빈을 불러 세웠다.

이내 그녀는 천천히 걸음을 옮겨 가까운 상자 앞에 다가가 그 안에서 가장 곱고 빛나는 옥비녀 하나를 골라 들었다.

“폐하, 소첩이 입궁한 이래로 줄곧 숙빈께서 여러모로 챙겨주신 은혜를 마음 깊이 간직해 오고 있사옵니다. 오늘은 때마침 폐하께서도 자리에 함께하시니, 소첩이 감히 폐하께서 하사하신 귀한 물건을 숙빈께 드려 감사의 뜻을 조금이나마 전하고 싶사온데, 허락해 주시겠습니까?”

강희진은 몸을 살짝 숙였다. 말투는 마치 물결처럼 부드러웠고 그 모습은 그야말로 숙빈과 각별한 우애라도 있는 듯했다.

그 광경을 바라보던 선우진의 눈가에 흥미로운 기색이 스쳤다.

“내 사랑하는 화비가 그런 마음을 품었다는데, 짐이 어찌 흥을 깨는 자가 되겠는가.”

그는 가볍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허하노라.”

“감사하옵니다, 폐하.”

강희진은 기쁜 얼굴로 곧장 예를 올렸다.

“이건 숙빈께 어울릴 것 같네요. 제가 직접 꽂아드릴게요.”

숙빈의 굳어가는 얼굴을 못 본 척하며 강희진은 손을 들어 그 옥비녀를 직접 숙빈의 머리에 꽂아주었다.

“짐이 보기엔, 숙빈이 이 비녀를 꽂으니 훨씬 더 의젓하고 보기 좋구나.”

선우진은 흐뭇하게 숙빈을 바라보며 만족스러운 눈빛을 보냈다.

“과찬이옵니다, 폐하. 다만 이리 고운 비녀를 잘 고른 건 다 화비 아우 덕이지요.”

숙빈은 이를 악물고 간신히 웃음을 지어 보이며 대답했다.

강희진이 노골적으로 자신을 도발한 것이 뻔히 보였지만 달리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게다가 선우진까지 거들며 기어이 자신을 조롱하듯 말하니, 화가 치밀면서도 애써 웃음으로 넘기는 수밖에 없었다.

이토록 수모를 당한 게 처음인 숙빈은 속으로 화비를 찢어 죽이고 싶은 심정이었다.

“두 사람의 사이가 돈독하니 짐도 마음이 놓이는구나. 앞으로도 지금처럼 서로 공경하며 지내도록 하라. 후궁끼리는 예를 갖춰 친밀히 지내야 하지 않겠느냐. 숙빈은 짐의 말이 어떠하다고 생각하느냐?”

선우진의 눈빛에는 웃음기가 점점 짙어지고 있었다.

숙빈은 마음이 불편해 시선을 피하며 대답했다.

“폐하 말씀이 옳사옵니다. 소첩 또한 그러한 뜻을 품고 있었사옵니다.”

“하면 더할 나위 없이 좋구나.”

선우진은 숙빈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검은 눈동자는 마치 밤하늘처럼 깊고 어두워 그 끝이 보이지 않았다.

강희진이 말문을 열기도 전 선우진은 평소보다 다소 날 선 어조로 말을 이었다.

“폐하, 용서하여 주시옵소서!”

강희진은 깜짝 놀라며 고개를 숙였다.

“숙빈이 소첩을 곤란하게 만든 것이 한두 번이 아니옵니다. 지난번 영녕궁에서도 일부러 흠을 잡아 시비를 걸었고, 그 궁의 하인들까지도 소첩을 하대하였습니다. 소첩이 참지 못하고 몇 마디 했던 것이 때마침 폐하 눈에 띄어 소첩만 나무람을 받았지요... 폐하께선 잊으셨을지 몰라도, 소첩은 그 모든 걸 기억하고 있사옵니다. 오늘도 폐하께 하사받은 물건을 고이 간직하기도 전에, 숙빈께서 먼저 와서 시비를 거시니... 그만 감정이 앞서 그리하고 말았사옵니다...”

말끝은 점점 작아지고 억울함이 배어 나오는 듯한 떨림이 있었다.

“그리하여 화비 마음속엔 짐에 대한 불만이 이토록 많았다는 말이더냐.”

선우진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웃는 듯 웃지 않는 표정으로 말했다.

“소첩은 그런 뜻이 아니옵니다!”

강희진은 고개를 홱 들며 눈시울을 붉혔다.

당장이라도 눈물이 떨어질 듯한 그 모습은 누구라도 마음이 약해질 수밖에 없는 모양새였다.

“소첩은 그저... 폐하께서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시니 비로소 숙빈을 마주할 용기가 생겼을 뿐입니다.”

강희진은 코끝을 훌쩍이며 마치 새끼 고양이처럼 얌전하게 몸을 움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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