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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승은을 입은 후 นิยาย บท 185

강원주는 잔뜩 당황한 채 가까이 있는 강희진을 바라보았다.

탁윤의 요구에 마음속으론 천번 만번 마뜩잖았지만 선우진의 위엄을 생각하면 감히 거절할 수도 없었다.

“구월국 황자님께서 괜찮으시다 하니 저도 이견은 없습니다.”

속으로 수없이 망설인 끝에 강원주는 마지못해 대답했다.

“민빈께서 그러하다면 짐도 허락하겠소.”

선우진은 대수롭지 않게 응했다.

그의 입에서 허락이 떨어지자 강희진의 가슴 속에 남아 있던 마지막 기대도 산산이 무너져내렸다.

예상했던 일이었기에 크게 놀랍지는 않았다.

일이 해결되자 선우진은 무리를 이끌고 다시 등용전으로 향했다.

궁중 연회는 아무 일 없었던 듯 계속 이어졌고 이내 전각 안은 다시 노래와 춤, 웃음소리로 가득 찼다.

누구도 조금 전의 화재를 입에 올리지 않았다.

불길이 어쩌다 번졌는지, 강희진이 그 자리에 있었던 연유가 무엇인지, 그 누구도 관심을 두지 않았다.

강희진은 눈앞에 앉아 있는 탁윤이 아니었더라면 방금 자신이 겪은 일이 전부 한낱 꿈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술이 비었군.”

탁윤의 한마디가 그녀의 생각을 단숨에 끊었다.

강희진은 조용히 정신을 가다듬고 앞으로 다가가 허리를 숙여 그의 잔에 술을 따랐다.

“이 귤 좀 까보거라.”

술잔을 채우자마자 탁윤은 곧장 또 다른 말을 건넸다.

강희진은 묵묵히 고개를 끄덕이고 조용히 그의 시중을 들었다.

“등이 좀 뻐근한데, 한 번 주물러보거라.”

탁윤은 등을 등받이에 기댄 채 무심히 명령을 내렸다.

“...”

사방에서 수군거리는 목소리가 퍼지며 탁윤을 향한 비난이 거세졌다.

강희진은 재빨리 몸을 일으키고는 황급히 뒤로 물러났다.

탁윤 역시 믿을 사람은 아니라는 생각이 스치듯 지나갔다.

분명 목숨을 구해준 은인이었건만 방금 그 순간을 계기로 그녀의 마음 한구석에 남아 있던 약간의 호감마저 말끔히 사라졌다.

한편, 선우진은 미동도 없이 앉아 탁윤의 일거수일투족을 하나도 놓치지 않고 눈에 담고 있었다.

손에 들고 있던 술잔을 너무 세게 쥔 탓에 미세한 금이 가기 시작했다.

겉으론 그저 평온하였으나 가까이에 있는 이라면 누구나 그 싸늘한 기운에 숨이 턱 막혔을 것이다.

“역시 민빈 곁의 제일가는 시녀답군요. 구월국에서 온 황자님까지 홀려놓다니 말입니다. 아직 연회 중인데도 저리 조급한 걸 보니 말 다 했지요.”

숙빈은 손끝으로 입을 가린 채 곱게 웃었으나 말끝마다 조소가 배어 있었다.

애초부터 강희진 때문에 마음이 편치 않았던 강원주는 숙빈의 조롱에 더더욱 언짢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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