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말을 듣자 동월은 고개를 살짝 들었고, 눈에는 의기양양한 기색이 스쳤다.
희진은 아무 말 없이 동월에게 시선을 고정하고 그 옷을 꼼꼼히 살펴보았다.
동월이 야심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다만 그녀가 정확히 어떤 위치에 오르고 싶어 하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언젠가 이들이 내분을 일으키는 것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희진은 조금 기대가 되었다.
“아악!”
갑자기 정적을 깨는 날카로운 비명 소리가 들려왔다.
동월은 황급히 옷을 벗어 마치 사악한 기운을 피하듯 땅바닥에 내던졌다.
“무슨 일이냐?”
희진은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황급히 다가갔다.
동월의 평평하고 매끄러웠던 얼굴에 순식간에 붉은 발진이 돋아났고, 손으로 긁자 온통 붉은색으로 변했다.
“이 옷에 누가 손을 댔어!”
동월은 초조해하며 말했다.
온몸이 가려워 참을 수 없어 계속 긁어댔고, 손톱이 닿는 곳마다 붉은 두드러기가 가득해 끔찍한 모습이었다.
“더 이상 긁지 말어라, 내가 어의 권 씨를 불러오마.”
희진은 동월을 불렀다.
“빨리 좀 해!”
동월은 발을 동동 구르며 다급하게 말했다.
“오늘 제가 얼굴을 망치면 정승께서 절대 너를 가만두지 않을 거라고!”
희진의 눈빛이 순간 번뜩였다.
강원주의 바로 옆 몸종이면서, 위급한 상황에 자신의 주인이 아닌 다른 사람을 방패막이로 내세우다니.
참으로 기이한 일이다.
“뭘 멍하니 서 있는 게야? 너 살기 싫으냐?”
희진은 얇은 옷을 입고 구석 의자에 멍하니 앉아 있었는데, 마치 시체처럼 보였다.
주변 사람들이 예를 갖추는 소리를 듣고 나서야 정신을 차리고 선우진을 향해 몸을 숙였다.
“폐하.”
희진은 나지막이 불렀다.
다시 고개를 들었을 때, 그녀의 눈에는 눈물이 가득했고, 애처로운 모습이 사람들의 동정심을 자아냈다.
“무슨 일이냐?”
희진이 다치지 않은 것을 보고 선우진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희진에게 다가가 손을 뻗어 부축하려 했지만, 희진은 비틀거리며 그의 앞에 무릎을 꿇었다.
“내무부에서 옷을 보내왔는데, 소첩이 팔에 아직 상처가 있어 게으름을 피우며 소첩의 최측근 몸종에게 옷이 맞는지 입어보라 하였습니다. 그런데 옷을 입자마자 온몸에 붉은 발진이 돋아났습니다.”
희진은 흐느끼며 소매로 눈물을 닦아냈는데, 억울한 표정이었다.
“오늘 소첩이 이 옷을 입은 것은 차치하고, 앞으로 소첩이 어떻게 폐하를 뫼실 수 있겠나이까? 동월이 소첩 때문에 이런 꼴을 당한 것을 보니 마음이 편치 않나이다. 이번에는 부디 폐하께서 소첩을 위해 굽어살펴 주시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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