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을 먹고 나서, 신태욱은 심자영한테 마을의 모텔을 잡아주었다.
"학교 숙소가 아직 청소 중이라, 아마 이틀 정도 지나야 들어가실 수 있을 겁니다."
그는 말하면서 심자영과 연락처를 주고받았다.
"무슨 일 있으면 언제든지 연락 주세요."
심자영은 고개를 저었다.
"신 선생님, 제가 마당이 달린 작은 집을 구하고 싶어요, 숙소에 안 살려고요. 하지만 제가 여길 잘 몰라서 그러는데, 어디서 집 구할 수 있는지 아세요?"
신태욱도 별로 놀라지 않았다. 학교에서 안배해 주는 숙소는 작은 방 하나였고 조건도 별로 좋지 않았다. 심자영은 여기 오래 있을 것이기에 집을 구해서 사는 게 더 편했다.
그는 생각에 잠기다가 말했다.
"제가 알아봐 줄게요, 정보 생기면 연락할게요. 하루종일 피곤했을 텐데, 전 이만 가볼게요, 쉬세요."
"그럼 신세 질게요. 신 선생님, 감사해요."
심자영은 그를 보며 미소를 지었고 그를 배웅하고는 방으로 돌아왔다.
이 모텔은 주인이 직접 지은 거라 방이 아늑하고 깨끗했다.
밖에서 햇살이 들어오자 추위가 조금은 사라진 것 같았다.
심자영은 겉옷을 벗어 오른손 손목에 하고 있는 검은색 손목 보호대를 드러냈다. 안에 있는 힘줄이 조금씩 아파 났기에 그녀는 얼굴이 조금 창백해졌다.
퇴원하긴 했지만, 그녀의 상처가 완전히 나은 게 아니었고 잘 휴식해야 했다. 앞으로 일상생활에는 지장이 없지만, 예전처럼 그림을 그릴 수 있을 정도로 영활하게 회복되기는 어려웠다.
다시는 그림을 그릴 수 없다는 생각에, 심자영은 눈빛이 어두워졌다.
그녀는 붉어진 눈시울을 비볐다. 아직 이모한테 연락하지 않은 게 생각나 얼른 겉옷 호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 추영자한테 연락했다.
추영자는 하룻밤동안 집에 돌아가지 않았기에 아직 회사에 있었고, 휴대폰이 울리자 바로 전화를 받았다.
심자영은 말하면서 멈칫했다.
"이모, 이제 혼자인데 무슨 계획이에요?"
추영자는 잠깐 침묵에 잠기고 말했다.
"내 일은 걱정하지 마, 내가 다 생각이 있어, 넌 너만 잘 보살피면 돼."
심자영은 추영자가 더 말하기 싫어하는 것 같자,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는 사실 진작에 이모가 주씨 가문에서의 처지를 알고 있었지만 계속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고 있었다.
원래는 이번에 자신이 떠나면 좋은 계기가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Y국에 못 가게 될 줄 몰랐다...
"이모, 어떻게 됐든 이모를 위해서 많이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이번생은 저 때문에, 우리 엄마 때문에 계속 억울하게 사셨잖아요. 전 이모가 이모가 살고 싶은 삶을 살았으면 좋겠어요, 저 때문에 더는 참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심자영은 진심으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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