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화기 너머에 있던 추영자는 멈칫했고 서서히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녀는 손을 들어 눈물을 닦고는 미소를 지었다.
"그래, 이모가 생각해 볼게."
"네."
심자영도 미소를 지었지만 눈에는 미안한 눈빛이 가득했다.
"미안해요, 이모, 지원하는 거 상의하지 않고 마음대로 결정했어요."
봉사활동에 지원한 건 흥분에 차서 한 일이 아니었다, 심자영이 심사숙고를 하고 내린 결정이었다. 다만 이모가 쉽게 동의하지 않을 것 같아서 속였고 모든 게 확실해져서야 이모한테 알려주었다.
이모가 그녀를 탓하지는 않았지만 그녀가 마음대로 결정한 일에 관해 사과는 해야 했다.
추영자는 깊은숨을 내쉬었다.
"이모가 미안해, 그동안 회사 때문에 너한테 관심을 많이 주지 못해서 이렇게 된 거야. 자영아, 사실 이모는 네가 봉사활동 하는 걸 반대하는 게 아니야, 하지만 그곳이 너무 멀어, 네가 아무것도 몰라서 이모가 걱정하는 거야."
"하지만 너도 이제 성인이잖아, 네가 무슨 결정을 해도 이모가 널 지지할 거야. 넌 앞으로 가기만 하면 돼, 이모가 항상 네 뒤에 있을게."
심자영은 마음이 따듯해졌고 눈시울도 뜨거워졌다.
"네, 고마워요, 이모."
"그리고 한 가지 더..."
추영자가 망설이며 입을 열었다.
"네 오빠는 아직 네가 떠난 걸 몰라, 만약 물어보면 어디 갔다고 말해 줘?"
심자영은 멈칫하고는 고개를 숙이고 나지막하게 말했다.
"아니요, 이모, 우린 모두 자기 인생에 책임져야 해요. 주경민은 곧 약혼할 거잖아요, 아마 내 소식 알고 싶지 않아 할 거예요. 전 지금 걔한테 짐이고 골칫거리거든요. 제가 가면 아마 기뻐할 걸요, 제가 어디 있는지 모르게 해요, 그래야 서로한테 좋아요."
심자영은 심호흡하고는 장담했다.
"이모 걱정 마세요, 앞으로는 주경민을 제 가족이라고 생각하고 오빠로만 생각할게요, 더는 다른 생각 안 할게요."
심자영은 비행기에 탄 순간, 주경민한테 관한 마음을 모두 접었다.
사실 주경민한테 처음 거절당했을 때, 정신을 차렸어야 했다. 그녀와 주경민은 영원히 남매여야 했고 다른 망상을 품지 말았어야 했다.
오랫동안 집착했었지만 결국 이 결과를 피하지 못했다. 오히려 자신을 비참하게 만들었고 서로 사이만 어색해졌다.
지금 이러는 게 제일 좋은 결과 아니겠어?
"이모는 널 믿어."
추영자는 완전히 안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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