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대표 계속 여기 있단 걸 자영 씨가 알게 될까 봐 그렇게 두려워?”
강도현이 비웃자 주경민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알면서 왜 물어?”
그는 심자영이 자신이 아직 춘성을 떠나지 않았다는 것을 알까 봐 두려운 것이 아니다. 다만 심자영이 다시는 자길 보려 하지 않을까 두려웠다.
그는 그녀의 차가운 눈빛을 견딜 수 없었다.
그 차가운 눈빛은 마치 그들 사이에 더는 가능성이 없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 같았다.
그럴 바엔 차라리 보이지 않는 곳에서 그녀를 걱정하고 지켜주는 것이 훨씬 나았다.
그러면 적어도 나중에라도 그녀를 볼 수 있는 기회가 있고 차가운 해성시로 돌아가 그녀가 없는 삶을 살지 않아도 된다.
“두 사람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난 모르겠고, 또 관여할 자격도 없지만 자영 씨가 주 대표를 보기 싫어한다면 그냥 떠나는 게 좋아. 그게 자영 씨가 원하는 거니까.”
강도현이 목소리를 깔고 말했다.
그러자 주경민은 차갑고 어두운 눈빛에 약간의 적의를 담아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자격이 없다는 걸 알면서 왜 당신 생각을 함부로 내뱉는 거지?”
“그럼 주 대표 당신은 자영 씨를 아프게 할 자격이 있어?”
강도현이 싸늘하게 웃어 보였다.
“적어도 난 자영 씨를 아프게 하지 않아. 자영 씨는 당신을 보기 싫어하지만 나한텐 그렇지 않아. 안 그래?”
순간 차가움과 긴장감이 두 남자 사이를 감쌌고 주경민은 솟구치는 화를 애써 억눌렀다.
오직 그들만이 서로에게 품은 적의가 무엇 때문인지 알고 있었다.
“당신은 그저 자영이의 이웃이겠지만 난 달라. 그러니 선 넘지 말고 자영이한테 지나친 관심 주지도 마.”
주경민은 진지한 눈빛으로 강도현을 바라보며 단호하게 말했다.
“자영이는 내 거야. 누구도 눈독 들이면 안 돼.”
그 말에 강도현은 웃음을 참지 못했다.
그는 손을 주머니에 찔러넣은 채 오만한 태도로 주경민을 바라보며 한 치의 양보도 없다는 듯 말했다.
하지만 주경민은 강도현의 말이 사실이라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아무리 자신을 속이려 해도 그와 심자영은 절대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걸 그도 잘 알고 있었다.
그녀는 다시 그에게 애정 어린 눈빛을 보내지 않을 것이고 그를 바라보지 않을 것이며 기대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이 모든 건 그가 초래했다.
애초 그녀를 밀어낸 건 주경민 본인이었으니까.
그래서 불평하고 괴로워할 자격도 없었다.
모든 게 그의 잘못이다.
하여 그는 필사적으로 보상하려고 노력했고 두 사람 사이의 균열을 없애려고 했지만 결국 모든 것이 원래대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거울은 한 번 깨지면 원상 복귀가 불가능하다.
그리고 심자영도 다시 그때로 돌아가길 원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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