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도현이 방금 한 말은 그야말로 확인 사살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주경민은 온몸의 힘이 순식간에 빠져나간 듯 시트에 몸을 기댄 채 눈을 가리고 후회와 고통을 숨겼다.
씁쓸하고 가슴이 찢어지는 듯한 이 고통들...
그는 쓴웃음을 지으며 갈라진 목소리로 말했다.
“나랑 자영이 일인데 당신이 뭔 상관이야? 당신은 아무것도 모르잖아.”
이 일을 떠안은 순간부터 그는 선택을 해야 했고 모든 결과를 감당해야 했지만 누구에도 말할 수도 없었고 누구의 이해를 바랄 수도 없었다.
그는 강도현의 말을 인정했다.
심자영을 아프게 한 건 바로 주경민이었고 그래서 심자영은 그를 포기했다.
그에게 선택권이 있었다면 그는 그녀 대신 모든 고통을 감당하여 그녀를 아프게 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이 모든 걸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도 말할 수 없었고 하물며 강도현 같은 외부인에게는 더욱 말할 수 없었다.
강도현은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한다.
강도현은 조용히 주경민을 바라보았고 주경민에게서 슬픔과 비통함을 보아했다.
어쩌면 그 감정이 너무 강렬했기에 강도현도 보아낼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반대로 심자영이 얼마나 상처를 받았기에 이 남자를 완전히 떠나려고 결심했을까?
그는 두 사람 사이의 이야기를 모르지만 심자영이 주경민을 다시 보기 싫어한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었다.
그리고 다른 건 알 필요도 없었다.
“난 두 사람의 과거엔 관심 없어. 물건 줘, 나 들어가야 해.”
강도현은 잠시 멈칫하다가 계속 말했다.
“자영 씨 나 기다리고 있어.”
이 말은 주경민의 심장에 또 한 번 칼을 꽂은 격이었다.
예전에 심자영이 아팠을 땐, 그녀 곁을 지킨 건 항상 주경민이었고 그녀의 옆자리는 오직 그를 위해 비워져 있었다.
“마음대로 해.”
물건을 들고 병원으로 들어가려던 강도현은 갑자기 뭔가 생각난 듯 다시 주경민을 바라보며 말했다.
“자영 씨가 주 대표 당신이 아직 여기에 있다는 걸 눈치챈 것 같아. 음식 맛을 알더라고.”
강도현은 한쪽 입꼬리를 올린 채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주경민을 바라보았다.
“여기 있다는 걸 정말 숨길 생각 맞아? 다른 걸 기대하는 건 아니고?”
강도현은 손에 든 음식을 보며 비웃었다.
“정말 모르길 바란다면 직접 음식을 만드는 일은 하지 말았어야 했어. 그래야 의심하지 않았을 테지.”
말을 마친 강도현은 그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바로 몸을 돌렸다.
사실 대답을 들을 필요가 없었다.
그는 물건을 들고 곧장 병원을 향해 걸어갔고 주경민은 멀어지는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몸과 마음이 지쳐 시트에 몸을 기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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