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숙은 얼굴이 굳어지더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주성호를 바라보았다.
이렇게까지 했는데도 주성호가 저 여자 편을 든다고?
마음속에서 강한 증오가 치밀어 올랐지만 장미숙은 지금이 따질 때가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다.
여기서 소란을 피우면 상황은 더욱 자기에게 불리하게 돌아갈 뿐이었다.
결국 그녀는 손을 들어 눈물을 닦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난 먼저 나갈게.”
장미숙은 추영자를 향해 가식적으로 타이르듯 말했다.
“언니, 성호 오빠랑 얘기 잘해 봐. 나 때문에 더는 싸우지 말았으면 좋겠어.”
추영자는 차가운 얼굴로 그녀를 무시했다.
장미숙은 억울함을 삼키고 아쉬운 눈빛으로 주성호를 한 번 더 바라본 후에야 방을 나가며 문을 닫았다.
이제 방 안에는 둘만 남았다.
주성호는 불만 가득한 얼굴로 침대 옆에 앉으며 퉁명스럽게 말했다.
“대체 왜 이러는 거야? 왜 오자마자 집안을 쑥대밭으로 만드는 건데? 사람들한테 우리 주씨 가문이 우스운 꼴 당하는 걸 보고 싶어서 이러는 거야?”
“당신이 다른 사람의 시선을 그렇게 신경 쓰는 사람이었어?”
추영자는 싸늘하게 웃으며 비꼬았다.
“당신이 다른 사람을 시켜 세은을 압박할 때는 사람들이 뭐라고 할지 걱정은 안 됐나 보네?”
“주성호, 다시 말하지만 난 진심이야. 장난 아니고 당신의 관심을 끌려는 것도 아니야. 그냥 이혼하고 싶어. 그리고 당신이 세은을 놔줬으면 해. 이제 우리 각자 알아서 살자. 난 당신과 장미숙 사이를 더 이상 방해하고 싶지 않으니까 그만 나 좀 내버려둬.”
추영자의 목소리는 지쳐 있었고 눈빛은 모든 것이 무너진 듯 죽은 재처럼 차갑고 담담했다.
함께한 세월이 10년이 넘었는데 굳이 끝을 이렇게까지 만들어야 하나 싶었다.
차라리 서로 좋은 모습으로 정리하는 게 더 나았다.
그러나 주성호는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듯했다.
그녀가 다시 한번 단호하게 ‘이혼’을 말하자 주성호의 억눌린 분노는 한순간에 폭발했다.
그는 불쑥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추영자의 손목을 거칠게 붙잡고 침대 위로 밀쳐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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