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야 당신?”
주경민의 추궁에 성승윤은 크게 심호흡하고는 억지 미소를 지으며 몸을 틀었다.
“전 심 선생님 동료, 성승윤입니다. 그쪽은 누구신지?”
먼저 손을 뻗은 성승윤은 주경민을 위아래로 훑었다, 말투엔 떠보려는 의도가 다분했다.
주경민의 생김새를 보자마자 성승윤은 곧바로 방지아가 언급했던 일을 떠올렸다.
상대의 신분을 알아챈 성승윤의 얼굴에 약간의 변화가 일었다.
주경민은 성승윤이 뻗은 손을 보고 꿈쩍도 하지 않았다.
차가운 눈으로 그를 겨냥할 뿐이었다, 어마어마한 분위기를 뿜으면서 말이다.
특히 성승윤의 속내를 꿰뚫어 보는 듯한 주경민의 눈빛은 몸 숨길 바를 모르게 했다.
켕기는 듯한 느낌이 성승윤을 단단히 옭아맸다.
그의 등줄기에선 저도 모르게 식은땀이 흘렀고 뻗은 손은 도로 멋쩍게 가져왔다.
“알아 당신.”
입을 연 주경민의 말투에 온기라곤 없었다.
“방금 뭐 하고 있었던 거지?”
그 말은 성승윤을 의아하게 할뿐더러 심자영도 놀라게 했다.
주경민이 성승윤을 안다?
불안감이 극에 달한 성승윤은 그제야 제 행동을 떠올리며 완전히 정신을 차렸다. 왠지 모를 후회가 밀려오기도 했다.
여긴 병원이다, 심자영이 갑자기 소리라도 질렀으면 그의 평판은 무너졌을 것이다.
첫 만남부터 성승윤을 밀어냈는데 지금은 더욱이 티끌만큼의 호감도 없다.
자세히 생각해 보면 성승윤이 무슨 짓을 한 건 아니었다, 그저 심자영이 본능적으로 두려움을 느꼈을 뿐.
주경민이 몸을 틀어 심자영을 내려다봤다. 그는 고개를 푹 떨구고 말이 없는 심자영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나긋하게 말했다.
“오빠가 있으니까 겁먹을 거 없어. 저 사람이 너한테 무슨 짓 했으면 나한테 말해. 오빠가 대신 나서줄게.”
성승윤은 오빠라는 호칭을 듣자마자 넋을 잃고 말았다. 이어진 주경민의 말엔 안색이 바뀌기까지 했다.
방지아의 말이 다시 떠올랐다. 주경민과 심자영의 관계를 예측하던 것과 주경민의 베일에 싸인 정체까지.
학교에 그 정도 기부금을 낼 수 있다는 건 분명 일반인이 아닐 것이다, 그러니 최대한 건드리지 않는 편이 낫다.
심자영은 정말 방지아의 말대로 주경민의 애인일 뿐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애인을 위해 귀한 신분도 내려두고 여기까지 달려올 정도면 그녀는 분명 이 남자의 마음속에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게 된다.
적어도 그의 사람이라면 완전히 싫증이 나기 전까진 다른 남자가 제 물건을 탐내는 걸 원치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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