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자영은 비웃듯 말했다.
"주경민, 정말 한 번도 의심 안 해봤어? 왜 하필 그날 내 자리 위 조명이 고장 났는지, 강유리는 왜 하필 그때 날 찾아왔는지... 그게 진짜 우연이라고 생각해?"
추영자는 주성호 때문에 심자영을 위해 나설 수 없기에 심자영은 아예 진실을 말하지 않았다.
하지만 심자영도 바보는 아니다.
세상에 그런 우연이 정말 있기나 한 걸까?
분명 누군가 일부러 그녀를 해치려 한 것이다.
그때 주경민은 정말 바빴다.
회사 일에, 아버지와 강유리 문제, 약혼 준비까지 전부 직접 챙겨야 했다.
그래서 그날의 일도 단순한 사고라고 생각해 사건이 터졌을 땐 어쩔 수 없이 강유리를 먼저 구해야만 했다.
게다가 그도 심자영이 그렇게 크게 다칠 줄은 몰랐고, 앞으로 그림을 못 그릴 거라곤 더더욱 생각 못 했다.
그 일을 떠올릴 때마다 후회가 밀려왔고 특히 그녀 손목의 흉터를 볼 때면 가슴이 저릿했다.
"이 일은 내가 꼭 제대로 조사해서 너한테 설명할 거야."
주경민은 주먹을 꽉 쥐며 눈시울을 붉혔고 만약 누군가 일부러 그런 거라면 절대 용서하지 않을 거라고 다짐했다.
심자영은 고개를 저었다.
"내가 이 얘기하는 건 그냥 알려주고 싶었을 뿐이야. 거울은 한 번 깨지면 다시 붙여도 금이 남아. 그 일은 지나갔지만 우리 사이의 금은 없어지지 않았어. 주경민, 너도 알잖아. 우리가 예전처럼 돌아갈 수 없다는 거. 네가 뭘 해도 이제 나한텐 의미 없어. 그러니 더는 내 시간 낭비하지 마."
그녀는 자신이 먼저 포기하게 될 줄을, 주경민이 이렇게까지 집착할 줄을 상상하지 못했다.
예전엔 그렇게 쌀쌀맞게 대하던 사람이 이제 와서 사랑을 구걸하다니.
정말 모순되는 상황이다.
주경민...
심자영은 깊게 숨을 내쉬었다.
"어쨌든 오늘 떠나기로 했잖아. 또 이랬다저랬다 하면 나 진짜 오빠랑 다시는 말 안 해."
그녀가 이렇게까지 자신을 밀어내자 주경민은 가슴이 먹먹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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