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경민은 멍하니 서 있었는데 커다란 분노와 공포가 동시에 그의 심장을 집어삼켰다.
그는 그 감정을 누르려고 표정이 굳어져서는 분노에 차서 말했다.
"무슨 말이야?"
심자영은 차분하게 그를 바라보았고 눈에는 아무런 감정이 없었다.
"오빠, 그동안 날 키워줘서 감사해, 이모가 바빴는데 오빠가 날 다 키웠어. 날 아껴주고 보호해 줬어. 그 은혜를 평생 갚을 길 없어. 내 능력으로 뭐 줄 수 도 없으니까, 이모한테 주라고 부탁한 물건들로 은혜를 갚은 거야."
"전에는 내가 철이 없어서 계속 날 잘못된 위치에 뒀었어, 오빠한테 폐 많이 끼쳤어. 진심으로 사과해, 오빠랑 유리 씨가 행복했으면 좋겠어. 앞으로 오빠를 진심으로 가족처럼 생각하고 다른 생각 안 품을 거야, 집착하지도 않을 거야."
"이제 오빠가 결혼해야 하잖아, 솔직히 말해 내가 주씨 가문 사람이 아니니까 더는 그 집에 있는 게 아닌 것 같아. 여기 너무 좋아, 하고 싶은 일도 생겼고, 여기 남아서 내 꿈을 이룰 거야."
심자영은 말하면서 고개를 들어 주경민을 보며 진솔된 미소를 지었다.
"오빠도 원하는 걸 얻고 사랑하는 사람이랑 평생을 함께하길 바라."
심자영은 모든 말을 똑똑히 알아듣게 말했다. 마지막에 한 축복들도 모두 진심이었고 전혀 오기로 하는 말이 아니었다.
만약 전에 주경민한테 요행을 바라는 생각이 있었다면, 지금 심자영한테서 그 말들을 직접 듣자 마치 사형선고를 받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분명 이건 그가 원하는 게 아니었다. 그는 처음에 그냥 그녀를 주씨 가문의 일에서 빼려고 했을 뿐이었다. 그는 심자영이 떠나지 않을 거라 생각했었다. 고작 한 달인데, 왜 모든 게 변한 거지?
주경민은 눈이 새빨개졌고 목에서 핏비린내가 났다. 그는 심자영의 손을 꽉 잡고 기대에 찬 말투로 비굴하게 애원했다.
"자영아, 네 진심이 아닌 걸 알아, 아직도 나한테 화난 거지?"
"강유리 때문에 네 생각을 무시했다는 거 알아, 연회에서 널 구하지 않아서 다치게 만든 것도 알아. 하지만 네가 떠나는 건 생각해 본 적도 없어, 나랑 같이 돌아가자, 응? 우리 같이 집에 가자, 주씨 가문이 영원히 너의 집이야, 잊었어?"
그건 주경민이 15년 전에 직접 약속한 말이었다.
그는 아주 힘겹게 말했는데 목소리가 아주 고통스러워 보였다.
"왜 그렇게 생각해?"
심자영은 의아해서 그를 쳐다보았다.
"더는 오빠를 사랑하지 않을 뿐이야."
"오빠 생각을 존중해서 가족의 자리로 다시 물러나겠다는 거야, 앞으로 오빠는 그냥 우리 이모 의붓아들이고 내 오빠야, 더는 다른 신분이 없을 거야. 그러니까 앞으로 내가 집착할까 봐 걱정할 필요는 없어, 안 그럴 거니까, 영원히 안 그럴 거니까."
전에는 연기하려고 심자영한테 자기 신분을 명심하라고 수없이 말했는데, 지금 이 순간 그는 그 신분이 원망스러웠다. 마치 그 신분이 그한테 두 사람 사이에 넘을 수 없는 수많은 언덕이 있다는 걸 말해주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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