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경민의 질문에 분위기가 이상해졌다.
심자영은 주경민을 힐끗 보더니 얼굴의 웃음이 모두 사라졌다. 그녀는 나지막하게 강도현한테 "밥 할게요."라고 하고는 바로 주방으로 갔다.
강도현은 그녀의 반응을 보자 궁금해서 주경민을 돌아보았는데, 얼굴을 잘 보고 나서는 의아해했다.
그는 주경민을 본 적이 있었다.
주씨 가문의 후계자가 왜 여기 나타났찌? 게다가 심자영이랑 아주 친한 것 같은데.
주경민은 불쾌한 눈빛으로 강도현을 바라보았다.
"당신 뭐야?"
"내가 왜 답해야 하는데?"
강도현은 콧방귀를 뀌고는 뒤돌아 방으로 들어가서는 자연스럽게 소매를 거두고 심자영을 도와주었다.
심자영은 이번에 거절하지 않았다.
주방에서 하하 호호하며 바삐 도는 두 사람을 보자 주경민은 처음으로 자신이 심자영의 세상에서 단절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런 느낌은 그의 가슴을 도려내는 것보다 더 고통스러웠다.
그는 심지어 악렬한 생각까지 떠올랐다. 설마 자영이가 이 남자 때문에 해성시를 떠나 이곳까지 온 거야?
하지만 바로 그 생각을 접었다. 그가 심자영에 관한 일을 모두 알고 있었는데 한 번도 그녀의 주위에서 이 남자를 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이 남자는 분명 심자영이 춘성에 와서 알게 된 남자였다.
하지만 주경민은 더 걱정되었다.
이제 고작 안지 며칠이나 됐다고 벌써 집에 드나들 정도로 친해진 거지?
심자영은 이 사람이 누군지 알아? 어떻게 시름 놓고 성인 남자가 함부로 자신한테 가까이하게 하는 거지?
주경민은 주먹을 꽉 쥐고는 차오르는 분노를 누르며 주방으로 걸어 들어갔다.
"자영아, 얘기 좀 할까?"
심자영은 멈칫하고는 고개를 숙이고 말했다.
그 말을 듣자 주경민도 심자영을 기대에 찬 눈빛으로 빤히 바라보았다.
심자영은 한참 망설이다가 고개를 들어 강도현을 바라보며 억지미소를 지었다.
"도현 씨, 잠깐 자리 피해 줄래요? 밥 되면 부를게요."
그녀는 다른 사람한테 그녀의 사적인 일을 알리고 싶지 않았다.
주경민이 할 말이 있다고 하니 철저하게 다 말하려고 했다.
그러고 나서 서로 갈 길 가는 것도 좋은 것 같았다.
강도현의 입꼬리가 서서히 내려앉았다. 그는 두 사람의 이상한 분위기를 보며 이해가 되긴 했다. 그도 다른 사람한테 알리고 싶지 않은 일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결국 그들은 서로 안지 보름밖에 되지 않았고 겨우 친구라고 할 수 있을 정도였기에 그녀의 프라이빗을 들을 이유가 없었다.
"네, 일 있으면 연락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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