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민이가 그년이랑 약혼하는 게 싫어서 그랬어, 우리 손자한테 뭐라 하지 마."
어르신의 말에 주성호는 말문이 막혔다. 지금은 주경민이 돌아와서 이 일을 처리하는 수밖에 없었다.
"엄마가 아끼는 거 알아요, 말 안 할게요, 됐죠?"
주성호가 귀찮다는 듯 말했다.
"기사 마련했어요, 모셔다 드릴게요."
"내가 이제 금방 왔는데, 날 본가로 돌려보내겠다고? 다른 사람들이 네가 불효하다고 말하면 어떡하려고?"
어르신은 불만에 차서 일어나 말했다.
"됐어, 난 이미 결정했어, 요즘 너희 집에서 살 다가 나중에 다시 돌아갈 거야."
주성호는 깜짝 놀랐고, 반대하려고 했는데, 어르신과 눈을 마추지자 하는 수 없이 다시 하려던 말을 삼켰다.
그는 무심코 추영자가 이간질했다고 생각되어 그녀를 표독하게 노려보고는 불만에 차서 뒤돌아 나갔다.
어르신은 모든 걸 바라보았고, 얼굴에 추영자에 대한 불만이 가득했다. 그녀는 마음속으로 추영자가 쓸모없다고 욕하면서 밖으로 나갔다.
추영자는 따라가지 않았고 모두가 다 나가서야 문을 닫고 휴대폰을 꺼내 전화를 했다.
...
오전의 수업 경험이 있었기에 오후에 심자영은 더 순조롭게 수업을 할 수 있었다.
그녀는 단어와 문장을 가르치고는 학생들한테 스스로 읽으면서 외우라고 했다.
그때, 강단에 놓았던 그녀의 휴대폰에서 갑자기 진동이 울리기 시작했다.
심자영은 휴대폰을 들고 교실을 나와 멀리 가서야 전화를 받았다.
"이모, 이 시간에 왜 전화했어요, 무슨 일 있어요?"
심자영의 목소리를 들어서야 추영자는 오늘이 심자영이 공식적으로 첫 수업을 하는 날이라는 게 생각났고 순간 후회스러웠다.
"미안, 수업하는데 방해된 거야?"
그래서 그녀는 주경민이 그걸 모두 알면서 왜 하필 이 시간에 자기를 찾아왔는지 이해되지 않았다.
추영자는 심자영이 대답하지 않자, 그녀가 주경민을 걱정하는 줄 알고 위로했다.
"너무 걱정하지 마, 경민이도 이제 어린애 아니야, 성호가 탓하려고 해도 어릴 적처럼 때리지는 않을 거야. 게다가 경민이 할머니도 왔어, 할머니가 경민이랑 강유리 결혼식을 반대한다고 했어. 할머니가 있으니까 네 아빠가 아무리 화내도 막을 사람이 있으니까, 큰 문제없을 거야."
"할머니가 왔다고요?"
심자영은 의아했다.
주경민 아버지와 주경민 할머니가 사이가 안 좋다는 건 주씨 가문에서 비밀도 아니었다. 그동안 명절 때 말고는 모자가 거의 만나지 않았다.
하지만 주경민 할머니가 주경민은 유난히 아꼈다. 어릴 적 주경민이 그녀를 데리고 본가에도 자주 갔었기에 그녀는 할머니와 꽤 친했다.
나중에 그녀가 주경민한테 고백하고 나서, 두 사람의 사이는 완전히 얼어붙었고 주경민도 혼자서 할머니를 보러 간 적 없었다.
하지만 그녀는 이모가 그때, 이모부가 주경민과 강유리가 약혼한다는 소식을 할머니한테 속이라고 했던 게 떠올랐다.
그런데 어떻게 안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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