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입술을 깨물었고 갑자기 마음속으로부터 진한 불안감이 솟아올랐다. 마치 자신이 계속 손바닥에서 통제하고 있던 사람이 완전히 통제를 벗어난 것 같은 기분이었다.
그런 느낌을 장미숙은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녀는 감정을 추스르고는 울어서 새빨개진 눈으로 주성호를 바라보았다.
"주씨 가문에서 정말 나랑 유리를 못 받아주면 됐어, 나도 네가 난감한 게 싫어. 그냥 유리랑 경민은 일은 그만둬, 내일 유리 데리고 이곳을 떠날 거야, 다시는 안 돌아올 거야."'
그러고는 일어서 나가려고 했다.
주성호는 원래 짜증을 냈지만 그녀가 떠나고 다시는 안 돌아오겠다고 하자 순간 다급해져서 얼른 그녀를 잡아 품에 꼭 끌어안았다.
"내 허락 없이 다시는 날 버리고 갈 생각하지 마."
장미숙은 그의 품에서 버둥거렸다.
"안 가고 주씨 가문에 남아서 뭐 해? 우린 이미 지난 과거야, 넌 와이프가 있어, 새언니가 날 받아주지도 않아. 이제 네 엄마까지 나서서 유리랑 경민이가 결혼 못하게 해. 두 아이가 이렇게 끝나면 난 주씨 가문에 더 남을 자격도 없고 이유도 없어."
"여기 남아서 계속 모욕당하느니 차라리 자존심이라도 챙겨서 떠나는 게 나아. 이러다 또 그때처럼 사랑하는 사람을 버리고 강제로 떠나야 할지도 몰라."
장미숙의 호소가 주성호의 마음속에 있던 추억을 완전히 끄집어냈다. 그때 자신과 장미숙이 어르신 때문에 헤어진 게 생각나자 그는 아주 감개무량했고 그녀한테 많이 미안했다.
"미숙아, 날 한 번만 더 믿어줘, 이번엔 무조건 너랑 유리 잘 지킬게, 가지 마, 응?"
장미숙은 득의양양해했지만 바로 대답하지는 않았다. 주성호가 또 하늘에 맹세하고, 물건을 사주겠다고 약속해서야 그녀는 알겠다고 했다.
장미숙을 달래고 나서 주성호는 먼저 그녀와 강유리를 집에 보내고는 옆에 있는 휴게실 어르신을 뵈러 갔다.
그가 들어가자 어르신이 헛웃음을 쳤다.
"여우한테 발목 잡혀서 친엄마도 잊은 줄 알았네."
주성호는 그녀가 자신을 비꼬는 걸 알고는 낯빛이 어두워졌다.
"엄마, 말 좀 그렇게 모질게 하지 마세요. 그때 엄마가 저랑 미숙이 갈라놓지 않았으면 우린 진작에 결혼했어요. 지금은 그냥 불쌍해서 도와주겠다는 건데, 그것도 간섭할 거예요?"
"약혼식을 이렇게 성대하게 준비했고, 이름 있는 사람들을 가득 불렀으면서, 내가 소식을 못 들었을 거라고 생각해?"
"정말 경민이 아니에요?"
주성호는 여전히 의심스러웠다.
어르신은 예민하게 뭔가를 캐치했지만 까발리지는 않았다.
"주성호, 너 왜 지금 이 꼴이 된 거야? 친아들까지 의심하는 거야?"
"엄마, 그런 뜻 아니에요."
주성호는 안색이 안 좋았다.
"민이가 약혼하기 며칠 전부터 갑자기 연락이 안 돼요, 약혼을 피하려고 엄마한테 연락한 줄 알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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