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유리를 위해서 오빠는 뭐든 할 수 있었어, 오빠가 걔가 일부러 그랬다는 걸 몰랐다는 건 말이 안 돼."
"하지만 그래도 가만 뒀고, 걔가 날 일부로 모함하고, 일부러 우리 엄마 유작을 버리고, 일부러 날 모욕해도, 오빠는 강유리 편에 섰어, 걔랑 같이 나한테 상처 줬어."
"주경민, 넌 이미 우리 사이에서 선택을 한 거 아니야? 그날 샹들리에가 떨어졌을 때도, 강유리를 구하고 날 무시했어, 심지어는 내가 강유리한테 화풀이할까 봐, 특별히 병원까지 찾아와서 나한테 경고했지, 내 꿈을 짓밟으면서까지도 걔 편을 들어줬어."
"그렇게 많이 해놓고 이제 와서 약혼을 안 하겠으니, 나랑 같이 돌아가자고? 주경민, 네가 정말 무슨 뜻인지 모르겠어."
주경민은 입을 뻥긋거렸고 당장이라도 자신에 마음속에 꾹꾹 눌러 담았던 사랑을 모두 말하고 싶었다. 그러나 혀끝까지 말이 차올랐지만 그는 망설였다.
말하면?
그는 결국 해성시로 돌아가서 계속 그의 아빠와 강유리 사이에서 연기해야 했다.
그가 심자영을 좋아한다는 걸 인정하게 되면 더는 감출 수 없었다. 만약 들킨다면 그가 전에 한 모든 것들이 헛수고가 되어 버린다.
그러나 말하지 않으면, 심자영을 완전히 잃게 된다.
어떤 결과도 그는 받아들일 수 없었다.
주경민이 침묵하자 심자영은 자조하듯 입꼬리를 올렸다.
"거 봐, 네가 왜 꼭 나한테 돌아오라고 하는지 너도 모르잖아."
"넌 그냥 날 책임이라고 생각하는 게 익숙해졌고, 갑자기 내가 곁에 없는 게 어색해졌을 뿐이야."
"하지만 주경민, 너도 알잖아, 내가 전에 널 얼마나 좋아했는지. 이제 겨우 포기했는데, 날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왜 꼭 날 옆에 묶어두려는 건데, 설마 두 사람이 다정한 모습을 또 보게 해서 고통스럽게 하려고?"
"아니야, 아니야..."
주경민이 다급해서 반박하려고 했지만 말하는 게 너무 힘들었다.
"자영아, 난 널 안 좋아하는 게 아니야. 제발, 나한테 시간을 줘, 응?"
주경민은 여전히 참지 못하고 좋아한다는 말을 꺼냈다.
하지만 그는 심지영의 얼굴에 비웃음이 가득한 걸 보았다.
"그 순간, 더는 널 좋아하지 않기로 결심했어."
"원래는 Y국에 가려고 했어, 내 꿈이 뭔지 알잖아. 하지만 마지막에 중요한 순간에 넌 내가 아닌 강유리를 선택했어."
"사실 나도 널 탓할 입장은 아니야, 날 그렇게 오랫동안 키워줬고 은혜가 있잖아. 그런 일들 때문에 나한테 상처 줬어도 내가 은혜로 대신할 수 있는 게 아니야. 그래서 널 탓하지 않아, 그렇지만 널 더는 좋아하지도 않아."
"난 더는 나 자신을 힘들게 굴고 싶지 않아, 네가 날 버렸고 나도 널 버렸어."
심자영은 매 한 마디씩 아주 단호하고 모질게 말했다.
주경민은 그녀를 바라보며 설명하려고 했지만, 설명할 수가 없었다.
아무리 부득이한 이유가 있다고 해도, 심자영한테 준 상처는 모두 진짜로 존재하는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분명 그가 다른 방법도 있었다. 만약 처음부터 그녀를 자신의 곁에 두는 것에 미련만 두지 않고 그녀를 출국시켰다면 아마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 거고 그녀가 다치지 않았을 것이었다.
결국 그가 너무 욕심을 부려 이렇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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