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들바람이 불어 소유진의 머리카락이 그녀의 눈을 가렸다. 온하준은 무의식적으로 손을 뻗어 그녀의 머리카락을 걷어 올렸다.
손가락이 볼에 닿는 순간 두 사람 모두 얼어붙었다.
소유진의 볼이 살짝 붉어지자 온하준은 급히 손을 떼었다.
“미안해, 머리카락이...”
“괜찮아.”
소유진은 고개를 숙이며 조용히 말했다.
이때 온하준의 전화벨이 어색한 분위기를 깼다.
“여보세요?”
“온 이사님, 저 안명훈입니다. 급히 상의할 게 있어서요.”
온하준이 눈살을 찌푸렸다.
“무슨 일인가요?”
“조 회장님이 긴급회의를 소집하셨습니다. 은하수 프로젝트팀을 재편한다고요. 장문호가 전면적으로 인수할 예정이고 우리 팀은... 각 부서로 흩어질 가능성이 있대요. 지금 팀원들 모두 불안해하고 있어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다들 저더러 이사님께 전화를 하라고 해서요.”
온하준이 잠시 침묵했다.
“알겠습니다. 모두에게 전하세요. 우선은 침착하고 해성에 돌아가면 바로 연락할게요.”
전화를 끊자 소유진이 돌아보며 물었다.
“무슨 일이야?”
“조씨 가문이 움직이기 시작했어. 내가 이끌던 팀을 해체하려고 해.”
“그럼 우리도 서둘러야겠네.”
소유진은 갑자기 용기가 생긴 듯 온하준의 손을 잡았다.
“걱정 마. 반드시 최고의 인재들을 이노 테크놀로지로 데려올 수 있으니까. 하준 씨가 믿는 사람이라면 이노 테크놀로지도 받아들일 거야.”
온하준도 손을 빼지 않은 채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고마워, 소유진.”
...
한편, 재원 그룹 대표이사실.
조지홍은 어두운 안색으로 책상 위의 재무제표를 보고 있었다. 재무제표 숫자들은 예상보다 훨씬 더 심각한 상태였다.
“지홍 씨, 온하준 팀을 진짜로 해체할 거야?”
진은혜가 곁에 앉아 물었다.
조아영의 눈 밑에 다크서클이 선명했다. 교통사고로 유산한 후 몸 상태는 줄곧 좋지 않았다.
조지홍이 딸을 한참 바라보다가 말했다.
“회사 일이야. 네가 신경 쓸 필요 없어. 몸조리 잘하고 회복한 후에 얘기하자.”
조아영이 고개를 저었다.
“괜찮아요. 은하수 프로젝트팀을 재편한다고 들었는데 맞아요?”
“네 아빠는 팀 멤버가 전부 온하준의 사람들이라 해체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
조아영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이노 테크놀로지로 이직할까 봐 걱정이신 거죠?”
“너도 그렇게 생각하는구나?”
조지홍은 딸의 비즈니스 감각에 놀랐다.
“온하준은 리더십이 있는 사람이야. 만약 인재를 스카우트하려 한다면 자신이 있던 기존 팀부터 공략할 거야. 우리도 방어해야지.”
조아영은 잠시 고민하다가 말했다.
“아빠, 이 방법이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어요. 그 사람들은 온하준과 오래 일하면서 온하준을 많이 신뢰하고 있어요. 강제로 팀을 해체하면 오히려 반발심만 살 거예요. 우리가 내쫓는 것처럼 보일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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