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도에서 조아영과 장문호가 앞뒤로 걸어가고 있었다.
“아영아...”
장문호가 변명하려 하자 조아영이 걸음을 멈추고 돌아섰다.
“문호야, 아빠 말이 맞아. 은하수 프로젝트에 진짜 큰 문제가 생겼어.”
“알아! 하지만 이건 내 탓이 아니야! 온하준이 함정을 파놓은 거야! 분명해!”
장문호가 발뺌하자 조아영이 고개를 저었다.
“변명 그만해. 온하준이 떠날 때 프로젝트 인수인계를 완벽하게 했어. 모든 문서와 권한도 전부 남겨뒀어. 네가 관리도 못 하면서 핵심 구조를 마음대로 바꿔서 이렇게 된 거야.”
장문호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너도 내가 그 자식보다 못하다고 생각해?”
“비교하는 게 아니야. 사실이 그렇다는 거지.”
조아영이 한숨을 내쉬었다.
“문호야, 아빠가 분명히 말했잖아. 문제 해결 못 하면 너더러 나가라고.”
“그럼 우리는?”
장문호가 한 걸음 다가가 조아영의 손을 잡았다.
“네가 나를 도와준다고 했잖아! 네 아빠에게 장성 그룹에 투자해달라고 할 거라고 했잖아!”
조아영이 장문호의 손을 뿌리쳤다.
“회사 일이 해결되기 전까진 이 이야기 하지 말자.”
장문호의 얼굴이 흙빛이 됐다.
“무슨 소리야? 너마저 나를 버리겠다는 거야?”
조아영은 대답하지 않은 채 돌아서 걸어갔다.
복도에 혼자 남은 장문호는 주먹을 꽉 쥐고 이를 악물었다.
자기 사무실로 돌아온 조아영은 문을 닫자마자 소파에 털썩 주저앉았다.
핸드폰을 들고 심란한 얼굴로 화면을 넘기다가 어느새 온하준의 SNS 계정을 보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은하수 프로젝트에 문제가 생겼어. 제발 도와줘. 돌아와 줘.”
전화 너머에서 웃음소리가 흘러나왔다.
“도와달라고? 나더러 조씨 가문에 기대 살던 데릴사위라고 했잖아? 그런데 이제는 또 내가 필요해?”
조아영이 핸드폰을 꽉 쥐었다.
“온하준, 지난 일은 미안해. 하지만 은하수 프로젝트는 수천 명의 직원 생계가 걸린 문제야. 이대로 무너지는 걸 보고만 있을 거야?”
“조아영, 너도 알다시피 문제가 생긴 이유는 내가 떠나서가 아니라 장문호가 핵심 구조를 마구 바꿨기 때문이야.”
“알아. 그래서 네가 돌아와 줘야 해.”
“뭐로 돌아가? 컨설턴트로?”
“원한다면 이사님으로 다시 와도 돼. 연봉 두 배 줄게. 아빠가 직위, 지분 다 협상 가능하다고 했어. 심지어... 우리 재결합도 생각해 줄 수 있대. 아이도 갖자. 응?”
두 사람 사이에 몇 초간 침묵에 잠겼다.
“조아영, 내가 고작 그런 거로 돌아갈 거라고 생각해? 난 지금 이노 테크놀로지에서 재원 그룹보다 더 나은 대우를 받고 있어. 중요한 건, 여기선 내 가치를 존중해준다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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