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때, 풍경 마음에 들어?”
소유진이 앞치마를 벗고 와인잔을 든 채 부엌에서 걸어 나왔다.
온하준은 뒤를 돌아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예쁘네. 강철과 콘크리트로 얼룩진 세상보다 멀리 보이는 게 좋아.”
소유진이 그의 옆으로 다가왔다.
“나도 그래. 업무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여기 서서 야경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져.”
두 사람은 한참 동안 조용히 야경을 감상하다가 소유진이 먼저 말했다.
“조지홍이 왜 갑자기 하준 씨를 찾아왔을 것 같아?”
온하준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가장 직접적인 이유는 스타 베이 프로젝트 때문이겠지. 이제야 위기를 느끼고 이리저리 들이대는 것 같아. 은하수 프로젝트가 무너지면 재원그룹은 엄청난 재정적 압박을 받게 될 테니까.”
소유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장문호가 이 상황을 해결하지 못한다고 믿는 거야.”
온하준이 그녀를 바라보았다.
“재원그룹 상황에 대해 잘 아는 것 같네.”
소유진은 살짝 미소 지었다.
“지피지기 백전백승이라는 말이 있잖아. 재원그룹과 세명그룹을 상대로 싸우는데 당연히 그 사람들에 대해 충분히 알고 있어야지.”
온하준이 불쑥 말을 꺼냈다.
“유진아, 너한테 물어보고 싶었던 게 있어.”
“뭔데?”
“왜 나한테 이렇게 잘해줘? 처음 만났을 때부터 조씨 가문과 담씨 가문을 적으로 돌리면서까지 날 도와줬어. 그때만 해도 난 네가 그 사람들과 연관이 있다는 걸 몰랐지.”
소유진은 멈칫하며 온하준의 시선을 피해 레드 와인을 한 모금 들이켰다.
“말했잖아. 하준 씨 능력을 눈여겨본 거라고.”
하지만 온하준은 고개를 저으며 미소를 지었다.
“아니, 처음에는 그랬을지 몰라도 나중에는, 특히 요즘 평범한 직장 동료 그 이상으로 나에 대해 신경 쓰는 것 같아.”
소유진은 잠시 침묵하다가 마침내 고개를 들어 온하준을 바라보았다.
“진실을 알고 싶어?”
“그런 셈이지. 카센터에서 만난 것도 우연이 아니었어. 난 그때 하준 씨한테 접근할 방법을 찾고 있었거든.”
소유진이 장난스럽게 혀를 내밀자 온하준은 조금 놀랐지만 불편하진 않았다. 오히려 마음속에서 묘한 만족감이 느껴졌다.
“정말이야?”
소유진은 얼굴을 살짝 붉히며 고개를 돌렸다.
“당연하지. 저녁 준비 다 됐어. 가서 밥 먹자.”
그녀는 창문 앞에 서 있는 온하준을 내버려둔 채 뒤돌아 부엌으로 향했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사실 마음속으로는 멍청이라며 욕설을 퍼부었다.
식탁 위에는 소유진이 직접 만든 음식 몇 가지가 먹음직스럽게 놓여 있었다.
“소 대표님이 요리도 잘할 줄은 몰랐네.”
온하준이 제육볶음을 맛보면서 말하자 소유진은 미소를 지으며 그에게 국 한 그릇을 떠주었다.
“아빠가 좋아하던 음식이야. 살아 계실 때 자주 해드렸어.”
아버지 얘기에 그녀의 얼굴에 있던 미소가 살짝 굳어졌다.
온하준은 서둘러 말을 돌리며 계속해서 맛있다고 칭찬을 늘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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