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수빈은 담담한 표정으로 얘기했다.
“가영이가 제 차에 두고 간 물건이 있어요.”
진수빈은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문가영에게 박스 하나를 건넸다. 그건 진씨 가문에서 나올 때 임슬기가 문가영에게 준 디저트다. 실버 포레스트 주변의 유명 디저트 가게에서 만든 것이었다.
문가영은 감사 인사와 함께 디저트를 받았다.
진수빈은 문가영을 보면서 담담하게 물었다.
“어머니가 특별히 너를 위해서 가져온 거니까 나한테 두고 가지 마.”
문소운은 그 말을 듣고 물었다.
“가영아, 너 오늘 진씨 가문에 간 거야?”
진수빈이 대신 대답했다.
“네. 의논할 일이 좀 있어서요.”
진수빈의 말에 문소운은 바로 임슬기의 뜻을 알아차렸다.
문가영을 데려가서 일을 의논하다니. 진씨 가문에서는 이미 문가영을 가족으로 생각하는 것 같았다.
게다가 문가영이 받은 그 디저트의 가게 사장님은 아주 바쁜 사람이라 사전 예약이 없으면 디저트를 살 수 없었다.
이는 진씨 가문이 얼마나 문가영을 아끼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문소운은 머리를 굴리면서 부드럽게 입을 열었다.
“진씨 가문에 다녀왔으면 피곤하겠구나. 얼른 돌아가서 쉬렴. 이곳의 일은 걱정하지 마. 나한테 맡겨. 게다가 여기 환경이 좋지 않아서 수빈이가 싫어할 거야.”
문소운은 문가영이 항상 진수빈의 눈치를 본다는 것을 잘 알았다.
예전에만 해도 문소운은 문가영이 진수빈과 엮여 신분 상승을 위해 진수빈에게 모든 것을 맞춰준다고 생각했다.
“진 선생님도 알잖아요. 이러면 안 된다는 거.”
마취를 하지 않고 위장내시경을 하는 건 성인도 못 할 일이다. 하지만 마취를 한다면 나중에 아이들의 몸에 무리가 가는 것이다.
고아원의 아이들은 가뜩이나 몸도 비실비실하고 면역력도 낮아서 병에 걸리는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문소운이 얘기했다.
“재단에도 재단의 규칙이 있어. 나는 그저 조사를 철저히 하고 싶은 것뿐이야. 게다가 전문가들도 있으니 아무 문제 없을 거야.”
진수빈은 이런 싸움에 말려드는 것을 딱 싫어했다. 차갑고 무뚝뚝한 성격 때문에 다른 사람의 일에는 크게 끼어들지 않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누군가가 진수빈의 소매를 끌어당겼다. 고개를 돌려보니 문가영이 머리를 들고 젖은 눈망울로 불쌍하게 진수빈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리고 간절한 목소리로 얘기했다.
“진 선생님, 뭐라고 좀 해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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