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란다에는 다른 사람이 없었다. 그래서 진수빈도 확실하게 얘기할 수 있었다.
문가영은 시선을 들어 진수빈을 쳐다보았다.
매력적인 목소리를 가진 진수빈은 항상 부드럽게 얘기하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오늘의 목소리는 유난히 차갑게 느껴졌다.
“잘 생각하고 얘기해.”
문가영은 심장이 점점 빨리 뛰는 것을 느꼈다.
“혹시...”
날 걱정해주는 거예요?
진수빈의 눈은 검은 흑요석 같았다. 그 눈은 누굴 봐도 반짝일 것이다.
다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진수빈을 두려워해 진수빈의 눈을 제대로 마주 보지 않았다.
문가영은 진수빈의 눈 속에 비친 자기 모습을 쳐다보았다.
하지만 진수빈이 입을 열었다.
“사람들이 노블 그룹의 일에 집중하고 있을 때 네가 파양 얘기를 꺼낸다면 모든 시선이 너에게로 집중될 거야. 병원에도 영향이 갈 거고.”
진수빈은 멈칫하고 이어서 얘기했다.
“요즘 병원에 일이 적지 않잖아. 이미 영향을 받은 환자도 있고.”
문가영은 한참 있다가 그제야 진수빈의 뜻을 알아들었다. 진수빈은 문가영의 일이 병원에 영향을 줄까 봐 걱정하는 것이었다.
문가영은 머리가 차가워지는 기분이었다.
“그래서요?”
“난 그저 너한테 후과를 알려주는 거야. 네 일로 병원에 영향이 간다면 병원 쪽에서는 너를 보호해주지 않을 거야.”
문사라는 진수빈에게 문가영을 잘 지켜주라고 신신당부했다.
문가영은 착하고 부드러운 사람이라서 괴롭힘을 받는 일이 많다고 말이다.
진수빈은 가능한 결과를 문가영에게 알려주면서 얘기했다.
“네가 그 결과를 감당할 수 있는지 생각해 봐. 감당할 수 없다고 생각하면 바로 거절해.”
진씨 가문과 문씨 가문은 꽤 가까운 사이다. 진수빈이 마음먹는다면 문가영을 도울 수도 있었다.
진예은이 손을 저으면서 얘기했다.
“말도 하지 마. 거기에는 먹을만한 게 하나도 없어. 거기서 가장 맛있었던 게 나무껍질일 정도니까.”
문가영과 진예은은 평소처럼 대화를 나누면서 레스토랑으로 향했다.
자리에 앉자마자 진예은의 핸드폰이 계속 울렸다.
진예은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
“직장인에게도 숨 쉴 틈을 달라고, 제발...”
그러면서 핸드폰을 확인했다.
핸드폰을 확인한 문가영이 깜짝 놀라면서 얘기했다.
“가영아, 너희 병원에서 생긴 일... 문제가 꽤 큰 모양이야. 그 사업가의 병을 누설해서 회사 주가가 폭락했으니 말이야. 이런 사람이랑은 멀리하는 게 좋아.”
말을 마치자마자 문가영의 핸드폰일 울렸다. 바로 병원에서 온 연락이었다.
“문 간호사, 1시 전에 병원으로 와요. 모든 사람이 참석해야 하는 회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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