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훈은 고개를 숙여 휴대폰 화면을 확인했다.
전화 건 사람은 특별 보좌관인 정영준이었다.
전화를 받으며 창가로 걸어간 그는 낮고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 늦은 시간에 나한테 전화한 거면 반드시 마땅한 이유가 있어야겠지.”
“대표님, 그 하성이라는 사람의 행방을 찾았습니다. 지금 경성에 있는 걸로 보이고 그 사람의 연락처도 확보했습니다. 전송해 드릴까요?”
“보내.”
“네. 곧 전송하겠습니다.”
전화를 끊자마자 메시지 알림이 떴고 박지훈은 화면을 내려다보며 바로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상대는 받지 않았다.
‘잠든 건가.’
별다른 생각 없이 그는 곧장 전화를 끊었다.
...
그 시각, 옆방.
박진우는 샤워를 마치고 나와 침대맡에 있던 성유리의 휴대폰이 켜져 있는 걸 봤다.
그가 다가갔을 땐 전화는 이미 끊긴 상태였고 역시나 휴대폰은 진동 모드였다.
과거에도 종종 그 진동 때문에 두 사람 사이에 말다툼이 있었던 게 생각났다.
필요할 때 전화를 받지 않아 그녀를 찾기 힘들었던 일이 많았기 때문이다.
비밀번호가 걸려 있었기에 폰을 열어보진 못했고 그는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고 그대로 잠자리에 들었다.
...
다음 날 아침...
성유리는 천천히 눈을 떴고 방 안에 박지훈은 보이지 않았다.
대신 욕실 쪽에서 물소리가 들려왔다.
주위를 둘러보며 상황을 파악한 그녀는 자신이 또다시 술에 취해 잠든 걸 깨달았다.
‘어젯밤에 돌아왔을 땐 이미 내가 없었던 걸 알아차렸고 아마도 박지훈에게 물었겠지. 박지훈은 어쩌면 내가 3층에서 간호 중이라고 했을 거야. 그렇게 되면 상황이 어쩐지... 왜 내가 무슨 부끄러운 일을 저지른 사람처럼 느껴지는 거지?’
“왜 대답이 없어? 멍하니 뭘 생각하는 거야?”
박진우가 손을 흔들며 그녀 앞에서 손짓하자 성유리는 정신을 가다듬고 짧게 고개를 끄덕였다.
“네. 지금은 많이 괜찮아지셨어요.”
그때 탁자 위에 두었던 휴대폰에서 진동이 울렸다.
성유리는 서둘러 다가가 화면을 확인했고 송아림 담임 선생님에게서 온 메시지였다.
오늘 아침 9시까지 학교에 함께 와서 등록하라는 내용이었다.
그제야 그녀는 오늘이 송아림의 등교일이라는 걸 떠올렸다.
담임에게 답장을 보낸 후 앱을 종료하려던 순간 통화 기록 창에 찍힌 부재중 전화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그건 메인 번호가 아닌 서브 번호로 걸려 온 전화였다.
이 번호는 환자 상담이나 옥기 고객과의 연락용으로 쓰던 번호였고 그녀가 수감되었던 기간은 진미연이 대신 보관하고 있었고 얼마 전이 되어서야 다시 그녀 손에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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