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겠어요, 누나.”
진무열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하자 성유리는 빠른 걸음으로 진료실로 들어가 다음 환자를 기다리기 시작했다.
그 모습에 박지훈은 더 기가 막혔다.
그 순하던 애가 언제부터 이렇게 표독스러워진 건지도 모르겠고 사람을 욕하는 데에 이골이 난 것 같은 모습도 당황스러웠다.
“혹시 어디 불편하신 데 있으세요? 없으시면 이제 그만 나가주세요. 계속 이렇게 저희 진료 방해하지 마시고요. 환자분들 치료해드리려고 만든 병원이라서 이해 좀 부탁드려요.”
고개를 들어 진무열과 눈을 맞춘 박진우는 분노가 더욱더 끓어오르는 것만 같았다.
‘이렇게 말 잘 듣는 직원은 또 어디서 찾은 거야.’
그를 보며 코웃음을 친 박진우는 진무열을 째려보며 병원을 빠져나갔다.
진무열은 그제야 성유리의 방문을 두드리며 문을 열고 고개를 빼꼼 내밀었다.
“누나, 그분 방금 나갔어요.”
“알겠어요. 고마워요.”
성유리가 입꼬리를 올리며 웃자 진무열은 마스크를 벗으며 문에 기댔다.
“방금 그분, 설마 누나 남편이에요?”
“네.”
성유리는 약재 발주 수량을 체크하며 진무열의 말에 답해주었다.
“다행인 건 곧 이혼할 사람이에요. 저 사람만 사인하면 이혼 수속 진행할 수 있어요.”
“잘 생각했어요.”
“저렇게 바람이나 피우고 다니는 놈이랑은 같이 살면 안 되죠.”
엄지까지 들어 올리며 말하는 진무열에 성유리는 고개를 들어 올리며 웃었다.
“그래요? 보기에 바람피울 것 같이 생겼나 봐요?”
“안정그룹 대표이사에요. 무열 씨가 졸업한 경성대학 최대 주주이기도 하죠.”
성유리의 대답에 진무열의 눈은 또다시 커졌다.
처음 보는 얼굴이긴 하지만 안정그룹 대표이사라면 아마 경성에는 그의 목소리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그럼 그분이 박지훈 씨에요?”
그의 질문에 성유리가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이름도 알고 있네요.”
“당연하죠. 비즈니스계에서는 엄청 유명하신 분인데, 이름은 들어봤죠.”
그때 입구에서 인기척이 들리자 진무열은 빠르게 고개를 돌렸다.
“누나, 환자 왔나 봐요. 이 얘기는 나중에 다시 해요.”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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