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가인은 은근슬쩍 진심을 내보이며 꼬시려 드는 정승진의 말에 바로 미간을 찌푸렸다.
“너 그런 말 하는 거 하나도 안 멋있어. 내 눈에는 그냥 나사 하나 빠진 사람처럼 보일 뿐이라고.”
“너 지금 나 밤피 같다고 생각했지?”
이가인은 정승진의 말에 저도 모르게 풉 하고 웃어버렸다.
‘밤피’라는 단어는 일전에 그녀가 정승진에게 직접 가르쳐준 바보의 사투리였다.
“웃었으면 땡이야. 더 이상 욕하면 안 돼.”
“크흠, 나 지금 농담하는 거 아니야. 나한테 시간과 정성을 쏟을 겨를이 있으면...”
이가인이 웃음을 거두어들이고 다시금 진지한 얼굴로 말을 이으려는데 정승진이 단번에 잘라버렸다.
“나도 지금 재미로, 농담으로 이러고 있는 거 아니야. 내 진심까지는 매도하지 마. 그리고 말이야. 얘기하는 건 좋은데 뭐 좀 먹고 하면 안 될까? 나 배고파.”
배고프다는 그의 말에 이가인은 어쩔 수 없이 할 말을 도로 삼켰다.
“뭐 먹고 싶은데?”
“매운 닭볶음탕, 곱창, 매운 소 갈비찜 그리고 유성제면.”
전부 다 이가인이 좋아하는 것들이었다.
이가인은 한숨을 내쉬며 화내는 것도 이제는 힘들다는 얼굴로 그를 바라보았다.
“치료를 아예 포기하고 싶나 보지? 그런 거면 확실히 말해. 과에 얘기해서 당장 네 병상부터 내놓으라고 할 테니까.”
“먹고 싶은 거 말하라며? 내가 방금 말한 대로 주문해줘. 그리고 같이 먹자.”
이가인은 별다른 대꾸 없이 병실 밖으로 나가 근처 음식점에 연락해 음식을 몇 가지 주문했다. 그러고는 통화를 마친 후 다시 병실로 돌아왔다.
정승진은 전화를 핑계로 돌아오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던 그녀가 다시 돌아오자 의외라는 듯 눈을 크게 떴다.
“옷 가져 왔으니까 갈아입어.”
이가인은 퉁명스러운 얼굴로 옷장에서 쇼핑백을 꺼내 들었다.
정승진은 그 말에 순순히 몸을 기울이며 그녀에게 등을 맡겼다.
아주 조금도 야릇할 것 없는 동작이었지만 두 사람의 심장은 미친 듯이 쿵쿵 뛰며 난리가 났다.
특히 이가인은 다 씻기고 옷을 입혀줄 때 얼굴이 완전히 빨갛게 달아올라 있었다.
정승진의 옷을 벗긴 횟수는 수도 없이 많지만 이렇게 입혀준 적은 지금이 처음이었으니까.
이가인에게 몸을 맡긴 정승진도 벗는 행위보다 입히는 행위가 더 자극적이라는 것을 새롭게 깨달았다.
이가인은 상의를 다 입힌 후 이번에는 바지를 갈아입히기 위해 이불을 완전히 끌어 내렸다. 그러고는 바지에 손을 대려는데 분명히 아까 봤을 때는 타이트한 바지가 아니었는데 지금은 중심 부분이 민망스러울 정도로 심각하게 튀어나와 있었다.
오랜만에 보는 익숙한 광경에 이가인은 벙찐 얼굴로 가만히 있었다. 눈도 깜빡이지 않았다.
정승진은 몸을 살짝 뒤로 기대며 조금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걔는 신경 쓰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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