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진은 혼자의 힘으로 삼진 병원 정형외과를 유명하게 만들었다. 그래서 과에서는 새로운 의사와 간호사를 모집하느라 바빴다.
자연스럽게 이가인의 업무도 덩달아 바빠졌다.
그녀는 체중계로 올라갈 시간도 없이 바빴다. 자신이 살이 빠진 것도 당연히 몰랐다.
그러다 식탁 위의 여섯 가지 반찬을 발견하고는 물었다.
“왜 이렇게 반찬이 많아요?”
주연진이 대답했다.
“요즘 어디 아픈 거 아니지? 너 요새 밥도 잘 안 먹고 살이 많이 빠졌잖아.”
이가인이 말했다.
“과에 새로 온 간호사 몇 명이 있어서 내가 입사 전 교육을 맡았거든요.”
주연진은 반찬을 집어 이가인의 그릇에 올려주며 슬쩍 떠봤다.
“최근에 민우랑 연락했어?”
그 말에 이가인은 전민우를 거의 잊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둘이 마지막으로 연락한 건 일주일 전, 윤혜자 할머니가 이사를 간 날이었다.
항상 전민우가 먼저 연락했기 때문에 그가 소식을 끊으니 이가인도 알아차리지 못했다.
이가인은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대답했다.
“며칠 동안 연락 없었어요. 아마 바쁘겠죠. 그나저나 윤혜자 할머니는 어떻게 지내셔요?”
“민우 부모님 댁으로 모셨다더라.”
이가인은 더 이상 묻지 않았지만 주연진이 덧붙였다.
“전에 네가 말했었잖아. 민우가 할머니한테 엘리베이터 있는 집을 사드리겠다고 했던 거. 그때부터 난 좀 의심스러웠어. 노인네 연세가 많으신데 집안에 돈이 넘쳐나지 않는 이상 그런 큰돈을 쓰진 않을 거거든. 특히 자식들이 아직 결혼도 안 했으면 더더욱 말이야.”
이가인은 밥을 먹으며 말했다.
“다들 평범한 사람인데 집 사는 게 장 보듯 쉬운 것도 아니고 안 사는 게 정상이죠. 그런데 그런 일을 굳이 떠벌리는 건 좀 그랬어요.”
주연진은 이가인의 얼굴빛을 살피며 물었다.
“너희 싸운 거야?”
이가인은 웃으며 대답했다.
“내가 사람하고 싸울 성격은 아니잖아요.”
“그럼 왜 연락이 끊겼는데?”
그녀는 저녁 8시도 되기 전에 보냈지만 10시 반 잠자리에 들 때까지도 전민우의 답장은 오지 않았다.
이가인은 전혀 개의치 않았다.
그녀의 머릿속에는 온통 정승진 생각뿐이었으니 말이다.
‘정승진이 정말 병원에서 여자친구를 만든다면 나도... 올해 안에 결혼해야지.’
전민우가 아니라면 다른 사람도 있다.
이가인은 자신의 눈이 그리 높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냥 평범하고 인성이 나쁘지 않으면 충분했다.
다음 날 아침, 눈을 뜬 이가인은 전민우가 새벽 1시가 넘어서야 보낸 답장을 확인했다.
[그동안 바빠서 이제야 봤어요. 지금 영주로 출장 왔어요.]
여자의 직감은 늘 무서운 법이다. 두 사람 사이에 사랑이 있든 없든 상관없이 말이다.
전민우의 짧은 답장은 변명 같았지만 사실 그녀의 식사 요청에 대한 대답은 아니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몰라도 이가인은 단번에 알 수 있었다.
전민우가 그녀를 거절하고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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