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서준이 차였다는 소식에 이어, 그가 한밤중에 술에 취했다는 소식이 다시 한번 한성대 모든 사람들의 뜨거운 화제가 되었다.
누구도 이 천재적인 인재이자, 캠퍼스의 스타가 사랑 때문에 상처를 받을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지 못했다.
몇몇 룸메이트가 이 소식을 이시아에게 보내자, 그녀는 그저 터무니없는 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냥 헤어진 것뿐인데, 한서준이 어떻게 자기 때문에 마음 아파하겠는가?
그러다 손혜정이 몰래 찍은 몇 장의 고화질 사진을 보내왔고, 사진 속 술병에 파묻힌 채 취해 있는 한서준을 본 이시아는 말이 없었다.
몇몇 룸메이트들이 잇달아 질문을 보냈다.
[시아야, 네가 너희들 감정이 그리 깊지 않았다고 하지 않았어? 근데 걔가 왜 이렇게 슬퍼하는 거야?”
이시아는 그 이유를 알 수 없었다. 그녀는 손을 괴고 한참 생각하다가, 마지막에 대담하게 추측했다.
아마도 장희주한테 고백했다가 거절당한 거겠지?
그렇지 않고는 그가 왜 이렇게 괴로워하는지 전혀 이해할 수 없었다.
이와 동시에 이토록 빠르게 확산되는 사진을 받은 사람 중에는 장희주도 있었다.
몇몇 친구들은 그녀에게 한서준과 싸운 게 아니냐고, 그래서 그가 이렇게 망가진 것이 아니냐고 물었다.
이 사진들을 보며, 하루 종일 화나 있던 장희주는 드디어 화가 풀렸다.
그녀는 어제 한서준이 많이 지쳐 보였던 것을 떠올리며, 한서준의 말투가 조금 거칠었던 것도 이해할 수 있었다.
게다가 자기의 태도도 썩 좋지 않았고, 순간 감정이 치솟아 한서준을 몰아붙였으니, 술에 빠진 것도 무리가 아니다.
어쨌든 십여 년을 알고 지낸 사이였고, 장희주는 그가 모든 걸 혼자 꾹 참아내는 성격이라는 걸 알았기에, 한서준을 찾아가서 체면을 세워주려 했다.
그녀가 주소를 받아 급히 갔을 때, 한서준은 아직도 술을 한 잔 한 잔 들이키고 있었다.
몇몇 친구들이 옆에서 말리고 있었지만, 그는 한마디도 듣지 않고 머리를 숙인 채 술을 따랐다.
장희주가 온 것을 보고, 방 안의 사람들은 구세주를 만난 듯 그녀를 급히 맞아들였다.
“희주야, 왜 이제 왔어? 얼른 와서 서준이 술 그만 마시라고 해. 더 마시면 병원에 가야 할지도 몰라.”
모두가 초조한 표정을 짓고 있는 것을 보고, 장희주는 약간 쑥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아휴, 그냥 너희가 얘를 데려가는 게 낫지 않을까? 내가 뭐라고 얘를 말릴 수 있겠어, 내 말은 듣지도 않는데 뭘.”
“겸손하긴. 우리 친구들 중에 서준이가 네 말을 제일 잘 듣는 거 모르는 사람 있어? 네 말에 얘가 안 따를 리가 있나?”
몇몇 사람의 추켜세움에, 장희주는 약간 들떠 있었다. 그녀는 쭈뼛쭈뼛하며 한서준의 곁으로 다가가 그의 술병을 붙잡았다.
그가 오늘 술에 취한 것이 장희주 때문이 아니라 이시아 때문이었어?
이런 생각이 들자, 친구들은 더 이상 장희주의 표정을 볼 엄두가 나지 않았다.
여러 번 사람들 앞에서 한서준에게 이렇게 면박을 당하자, 장희주의 가슴 속에서는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게다가 그의 입에서 또다시 이시아의 이름을 듣게 되자, 그녀의 감정은 순간 폭발했다.
“너 이미 이시아랑 헤어졌어!”
한서준은 머리를 술병들 사이에 묻은 채, 끝없는 쓰라림이 담긴 말투로 말했다.
“그래, 헤어졌어. 내가 파리에 가서 걔를 붙잡으려 했지만 소용없었어. 시아가 날 버렸어, 날 버렸어…”
그의 계속되는 중얼거림을 듣자, 장희주의 머릿속이 순간 ‘쿵’하고 멍해졌고, 얼굴에는 놀람과 믿기지 않는 표정이 가득했다.
그가 사라진 이 기간에 이시아를 찾아가서 화해하려고 했단 말인가?
그가 요즘 이렇게 의기소침하고 우울한 것도 그녀와 헤어졌기 때문이란 말인가?
장희주는 이 사실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어, 잔을 집어 들어 그의 얼굴에 술을 끼얹었다. 그녀의 목소리는 약간 히스테릭하게 변했다.
“한서준, 너 무슨 뜻이야? 설마 너 이시아를 사랑하게 된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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